6·25전쟁 캐나다 참전용사 부산서 잠들다

존 로버트 코미어 유해 안장…14번째 사후 안장

 6·25전쟁을 경험한 캐나다 참전용사가 부산 유엔기념공원 전우들 곁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6·25전쟁 유엔군(캐나다) 참전용사인 고 존 로버트 코미어(John Robert Cormier)씨의 유해가 21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전용사묘역에 안장됐다.



주한 캐나다 대사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안장식에는 유가족과 캐나다 대사관 및 유엔군 사령부 관계자, 국가보훈처, 학생 등이 참석했다.

고인은 캐나다 육군(제22연대 제1대대) 소속으로 1952년 4월 만 19세의 나이로 부산에 도착해 1953년 4월까지 6·25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1952년 10월 고왕산 355고지 근처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머리를 크게 다쳐 후송된 이후 사경을 헤매다가 2주 만에 회복해 복귀했다.

이후 캐나다로 돌아간 그는 1954년 제대 후 우체국에서 근무했으며, 부인 고 티나 코미어(Tina Cormier)씨와 함께 캐나다 퇴역군인 요양원에서 25년간 생활하다 지난해 11월 24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캐나다로 돌아오지 못해 한국에 남은 전우들을 늘 잊지 않았고, 유엔기념공원에 묻히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고인의 동생 클라우드 코미어(Claude Cormier)씨는 지난해 11월 25일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을 신청했고,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UNMCK)는 같은 해 12월 24일 고인의 안장을 승인했다.


유엔군 참전용사가 사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것은 2015년 5월 프랑스 참전용사 R J 베나르 씨 이후 이번이 14번째다.

존 로버트 코미어씨가 안장됨에 따라 유엔기념공원에는 11개국 2315명의 6·25전쟁 유엔군 참전용사가 잠들어 있다.

전쟁 당시 캐나다는 2만6000여명을 파병했으며, 이 중 516명이 사망했다. 유엔기념공원에는 코미어 씨를 포함해 총 381명의 캐나다 참전용사가 영면하고 있다.

한편 유엔기념공원을 관리·운영하는 UNMCK는 현재 이 곳에 안장자가 있는 11개국의 주한대사들과 외교부 인사로 구성돼 있으며, 올 10월 31일까지 주한노르웨이대사가 위원회 의장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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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