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북핵, 심각·근본 도전…한미 동시 공격력 노려"

"北, 핵개발 통한 현상 변경 시도" 지적
"정부 출범 한달 반, 공식 대남 입장無"
"전술핵, 韓겨냥…근본 변화 보긴 일러"
"中, 국제사회 핵실험 자제 충고 필요"
"핵실험 시 말로만 안 그칠 비판 직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핵개발을 통한 현상 변경 시도에 대해 "매우 심각하고 근본적인 도전"이라면서 우리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호소했다.

또 최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심 도발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면서도 전략 변경으로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평했다. 북한 핵실험 자제를 위한 국제사회의 충고가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권 장관은 27일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안팎 도전이 거셀수록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일관된 지지가 더 절실하다"며 "도발은 용납하지 않되 대화로 이끌어 내야 한다는 단합된 목소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 정세에 관해 다양한 안보 위협 중첩을 지적하고 국제 진영 대립을 경계했다. 또 "북한이 틈새를 이용한 핵개발을 통해 현상 변경을 시도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와 남북 관계 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뤄나가고자 하는 우리에게 이런 변화는 매우 심각하고 근본적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장관은 북한이 최근 강대 강, 대적 투쟁 등 강경 기조를 공언했으며, 핵실험 준비를 마쳤음을 상기했다. 또 "정부 출범 한 달 반 가까이 지났음에도 과거와는 달리 공식적인 대남 입장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이 단거리 핵투발 수단 복합 도발을 전개한 것에 대해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한 공격력을 동시에 갖길 바라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략핵에서 전술핵으로 바뀌는 부분은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북핵이 대한민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했던 분들은 틀렸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상대 무기개발 전략이 대한민국을 상대하는 것으로 전반적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며 "최근 시험이 단거리 중점으로 옮겨졌다고 해 북한 전략에 근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21~23일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3차 확대회의에 대해선 "9·19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으며 "과거 북한은 9·19 합의 정신을 대놓고 위반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면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좀 더 크게 남북 관계 개선, 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군 전선 부대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 행동 계획 추가'를 결정했다. 또 '전쟁 억제력을 가일층 확대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 담보를 세우는데서 나서는 중대 문제를 심의, 승인'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회의 2일차 보도 사진에서 남한 동해안 지도를 노출하는 등 우리를 겨냥한 논의가 진행 중이란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 차원의 '강행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 주문 후 이뤄진 조치이다.

권 장관은 북한 핵 행동 시점에 관해선 "왜 지금 실제 핵실험을 하지 않느냐 부분은 저희들도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며 "그들 나름대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외 정세를 보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나아가 "북한의 핵실험은 역내 평화 뿐 아니라 국제평화에 큰 위협이 되는 것인 만큼 미국과 중국을 포함, 특히 북한에 대해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되는 중국과 국제사회가 핵실험 자제를 계속 충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핵실험 시 우리 측 대응에 대해선 "관계 부처와 긴밀하게 협의해 철저한 대비책을 준비 중"이라며 "한 가지 더 한다면 대비책은 과거보다 훨씬 더 강경한 것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고려하고 있는 '레드라인'이 있는지에 대해선 "지금 미리 설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설정하더라도 공개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판단해 볼 부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북한이 현재와 같은 안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무관하게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은 말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상황을 개선하고 훨씬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자들이 핵실험을 단념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외 북핵 대응에 관한 러시아 역할에 대해선 "비핵화를 지지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여러 차례 도발에 대해 러시아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찬성했던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러시아가 책임 있는 대국 중 하나로서, 동북아시아 안정이 전 세계 안정과 평화에 중요하단 점을 잘 알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장관은 "북한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은 점차 나아지고 있으나 장내성 전염병 확산 등 인도적 어려움은 지속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북한 도발에 대해선 원칙에 입각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통해 북한 도발을 실효적으로 억제하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정부는 대화를 통해 모든 남북 간 현안을 해결해야 한단 확고한 입장을 견지 중"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교착된 남북 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관된 노력을 펼쳐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 후 수차례 밝힌 바 있듯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지속할 것"이라며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역시 적극적으로 고려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세계시민의 보편적 권리인 인권 문제 역시 수단화하기보단 실질적 인권 증진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 대북 접근 과정에서 납북자 문제 연계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의엔 "북한과 대화가 재개된다면 납북자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인도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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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