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값 못 받고 파느니 증여로…송파 아파트 104건 '서울 최다'

4월 서울 아파트 증여건수 812건…전월 比 54%↑
송파·서초·강남 순 증여 많아…송파 증여 비율 45%
지금 조정기라도…잠실MICE·GBC 등 우상향 기대

 집값 고점인식,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를 거치는 가운데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아파트 증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종합부동산세 기산일인 6월1일 이전에 소유권을 이전하려는 수요와 맞물리며 4월 증여 건수가 급증했다. 특히 강남권 고가지역 중 하락세가 눈에 띄는 송파구에서 가장 많은 증여가 이뤄졌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812건으로 전월(525건) 대비 54.6% 증가했다. 올 들어 가장 많고, 지난해 7월(1286건) 이후 최다다. 전체 거래가 3508건인 것을 감안하면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은 23.1%로 거래 4건 중 1건은 증여인 셈이다.

이처럼 증여의 건수와 비율이 늘어난 것은 최근 매수세가 뜸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부동산원 기준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1로 지난주 99.9보다 0.7포인트 하락해 8주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면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장에 매물은 늘었지만 매수대기자들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수치는 점차 떨어지고 있다.

다주택자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영끌매수' 현상은 사그라들면서 매물이 쌓이고만 있다. 간혹 기존 가격보다 크게 낮춘 '급매' 물건만 간간이 거래되면서 가격 통계는 하락하는 추세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6월1일 전까지 집을 처분해야 종부세를 아낄 수 있는 상황인데, 신고가 대비 가격을 크게 내려도 매수세가 붙지 않자 증여로 돌아선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약속한 공급대책은 실현화가 요원한 만큼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보는 아파트를 아쉬운 가격에 파느니, 전세를 끼고 증여를 하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이다.

증여가 많은 자치구 순으로 보면 송파구(104건), 서초구(81건), 강남구(63건) 등 강남3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체 거래 건수 중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5%, 25%, 38%로 송파는 증여 비율이 절반에 달한다.

송파구의 경우 주요 지역인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이면서 집값에 탄력이 붙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갭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거주 수요만 있어 올 들어 신고가 대비 몇 억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잠실동 대장주로 꼽히는 잠실엘스의 경우 전용면적 84㎡가 지난 1일 24억원(1층), 20일 23억5000만원(11층)에 손바뀜돼 지난해 10월 세운 최고가 27억원(14층)보다 3억원, 3억5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리센츠 역시 전용 84㎡가 5월 22억5000만원(29층)에 팔려 지난해 11월 26억원2000만원(22층)보다 3억7000만원 저렴하게 매매됐다.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잠실스포츠마이스(MICE)와 현대차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업이 본격화되면 가격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 급하지 않으면 보유하거나, 싼 값에 파느니 급히 가족에게 넘기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자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값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이 있고, 자금력이 있는 이들은 증여를 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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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