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밀 수출, 4·5월 두자릿수↑…"풍작도 기대"

WSJ "중동·북아프리카서 러시아산 밀 구매 늘어"

 전쟁 여파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급감했지만, 러시아의 밀 수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밀 수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밀 수출국 러시아는 지난 4월 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0% 급증한 350만톤을 기록했다. 5월 수출은 24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났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밀 수출 고객인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들이 3~5월 구매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5월에는 60% 넘게 증가했다.

러시아 농업조사회사 소브이콘의 안드레이 시조프 대표는 "세계는 러시아산 밀을 필요로 하고 러시아인들은 밀을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밀 가격은 주요 밀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급등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함께 미국, 호주 등에서 날씨 영향으로 밀 수확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가격 부담을 덜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이달 초 밀 생산량 전망치를 800만 부셸 상향조정했고, 호주 농림수산환경부도 밀 수확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밀 가격도 여전히 전쟁 전 수분보단 높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고점과 비교하면 4분의 1 이상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밀 가격이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건 헤스케스 영국 농업원예개발협회(AHDB) 애널리스트는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더 비싼 육류보다 곡물을 선호하기 때문에 강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차단해 비판을 받아온 가운데, 이날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동부 베르댠스크의 항구에서 곡물을 실은 선박이 출항했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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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