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비상사태' 원숭이두창 위기평가회의 다음주 개최

WHO, '공중보건상 비상사태' 선언 고려
국내선 확진 1명 완치 후 추가사례 없어

방역 당국이 다음주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어 조치 사항을 점검하기로 했다. 원숭이두창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데 따른 후속이다.



질병관리청은 24일 오후 "국내·외 발생 상황 및 WHO의 국제공중 보건위기상황 선포를 고려해 다음주 중으로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개최해 조치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면 별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두창이 더욱 세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는 게 명백하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PHEIC는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선언으로 코로나19에 대해 내린 2020년 1월 이래 처음이다. 그간 원숭이두창 사례까지 포함해 총 7차례 선언됐으며, 현재 코로나19와 소아마비에 대해서만 유지되고 있었다.

PHEIC가 선언되면 WHO가 질병 억제를 위한 연구와 자금 지원, 국제적 보건 조치 등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다.

WHO는 원숭이두창 리스크와 관련해 유럽은 '고조', 세계 전체로는 '중간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선 국제적인 인적 이동에 지장을 초래할 리스크는 낮다고 부연했다.

원숭이두창은 손과 얼굴에 특징적인 발진이 생기는 외에 고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등 증세를 나타낸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이었지만 지난 5월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현재 75개국에 걸쳐 1만6000여명이 감염됐고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이 처음 원숭이두창에 확진된 바 있다. 이 환자는 22일 확진 판정을 받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서 15일간 격리치료를 받은 후 완치해 퇴원했다. 이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접촉자 49명(중위험 8명, 저위험 41명)은 의심증상 신고 없이 21일 간의 감시기간을 마쳐 추가 확진 사례는 없다.

당국은 국내 첫 환자가 확인된 직후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하고, 대응 체계를 질병관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 격상했다.

현재도 이 단계와 체계는 유지 중이다. 방대본 중심의 24시간 종합상황실과 즉각대응팀을 운영하고 있고, 전국 시·도에는 지역 방역대책반을 설치해 중앙·지자체 비상방역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자체 17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원숭이두창 시약 배포 및 진단·검사 교육을 실시해 원숭이두창 진단·검사체계를 지자체로 확대했다.

또 지난 8일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을 국내로 들여와 전국 17개 시·도 지정병원에 공급했다.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에 대한 계약도 이뤄져 도입을 앞두고 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 조기 발견과 지역사회 확산 차단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원숭이두창 발생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은 개인위생수칙과 안전여행 수칙을 준수하고 귀국 후 3주 이내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주소지 관할 보건소로 신속하게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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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