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해양머드박람회 '굴욕'…입장권, 인터넷 반값 거래

충남도·보령시 공무원들에게 할당판매 입장권 '떠돌이 신세' 전락
야심차게 기획, 대통령까지 격려한 민선 8기 첫 행사

폐막까지 열흘 정도 남은 2022 '보령 해양 머드 박람회'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반값에 거래되고 있다.



2022보령해양머드박람회는 해양 신산업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머드의 미래가치를 알리기 위한 서해안권 최초의 해양 관련 국제박람회다. 7월16일 개막, 8월15일까지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계속된다.

이번 머드박람회는 '힘쎈(센) 충남'을 지향하는 충남도와 보령시가 해양신산업 발전 모색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민선 8기 첫 행사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개막식에 참석해 힘을 실어주는 등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5일 현재 당사자 간 거래 인터넷 사이트인 D마켓 등에서는 머드박람회 입장권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검색창에 '입장권'만 입력해도 쏟아져 나온다.

머드박람회 입장권 가격은 현장구매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9000원, 아동 6000원이다. 하지만 충남도청 공무원들에게는 단체구매를 적용해 성인 8000원, 청소년 6000원, 아동 4000원에 판매됐다. 인터넷에서는 성인 기준으로 장당 3000~7000원에 판매 중이다.

"가족들이 가려고 8장 구입했는데 4장만 사용하고 4장이 남았다", "단체로 샀는데 코로나19로 못갈 것 같아 저렴하게 판매하려고 한다" 등 할인판매 사연도 다양하다. 대전과 충남 지역에서 올린 글이 많다.

'해양신산업 발전'을 내세운 보령머드해양박람회의 이미지 하락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머드박람회 입장권은 가장 먼저 충남도, 보령시 공무원과 가족들에게 판매됐다. 이어 대전·충남 소재 기업들에게도 단체로 판매됐다. 충남도와 보령시 공무원과 가족 또는 지역 내 기업 임직원들에게 판매된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충남도청 공무원들은 머드박람회 입장권 '강제판매'를 놓고 내부 게시판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급여가 적은 젊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왜 강제로 사야 하느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인터넷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는 입장권은 의무적으로, 할 수 없이 구입한 것들이라고 도청 공무원들은 짐작하고 있다.이번 머드박람회 자체가 관광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충남도청의 어느 공무원은 "거대한 주제 속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보령머드해양박람회 입장권이 인터넷에서 저가에 판매되고 있으니 낯이 뜨겁고 부끄럽고 충격"이라면서 "자신이 못 가면 차라리 팔지 말고 주변 친인척이나 지인들에게 인심을 쓰는게 더 낫지 않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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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