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쌀 케어', 의약품 오인 우려로 광고정지
"비유적 표현일 뿐" 반발…행정소송 제기
法 "함께 쓴 사진, 오인소지 있어" 원고패
'좁쌀 케어' 등의 화장품 광고 문구가 의약품으로 오인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광고정지 처분을 받은 업체가 당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이주영)는 화장품 제조·유통업체 A사가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을 상대로 낸 광고업무정지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지난 6월24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서울지방식약청은 A사가 자사 제품을 광고하면서 사용한 '즉각적인 좁쌀 케어', '좁쌀 집중 진정' 등의 문구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해 10월 3개월 간의 광고정지 처분을 내렸다.
A사가 다른 제품 광고에 사용한 '면포 개수 감소 효과' 문구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게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가 잘못 인식하도록 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2개월의 광고정지 처분을 했다.
A사는 두 처분에 모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다.
A사는 '좁쌀' 표현이 담긴 광고에 대해서는 "'좁쌀'은 피부결에 관한 비유적 표현으로서 여드름 등 특정 질병으로 오인할 수 있는 표현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화장품법에 의해 금지되는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그 위반 정도가 매우 경미하므로 비례 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면포 개수 감소 효과' 광고에 대해서는 "온라인몰 광고를 담당하는 B사에 광고 안을 제공한 적이 없으므로 책임이 면제 혹은 감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사의 주장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사가 '좁쌀' 표현을 사용하면서 광고에 함께 삽입한 피부 사진을 근거로 들며 '좁쌀'을 단순히 피부 요철을 의미하는 비유적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진의 피부들은 모두 여드름성 피부 사진과 유사하다"며 "'손상 피부'라는 문구를 사용해 '좁쌀'이 단순히 손상된 피부나 민감성 피부를 일컫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그로부터 발생하는 피부 병변을 의미하는 것처럼 사용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그로 인해 달성되는 공익보다 현저하게 크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면포 개수 감소 효과' 광고에 대해서도 "광고제작 업체가 광고를 제작하려면 원고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원고가 기존의 광고를 수정·보완하지 않았던 것은 기존 광고를 그대로 사용하려는 의사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책임 감면 사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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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