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첫 특별사면, 정치인 '0'…논란 피하고 민생·경제 초점

MB·김경수 등 정치적 인사 일절 배제
이재용, 신동빈 등 주요 기업인은 포함
"경제 활성화로 위기 극복 방점" 강조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사면·감형 32명
지지율 하락·여론 의식한 조치인 듯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되는 8·15 광복절 특별사면(특사)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경제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또 중소기업인·소상공인 특별사면·감형, 행정제재 특별감면 등도 실시했다.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적 상황을 감안해 기업인 사면 등으로 경제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주는 대신, 지지율 하락 속에 자칫 논란을 낳을 수 있는 정치인 사면은 철저히 제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을 주재하며 특별사면 대상자 1693명을 발표했다.

이번 사면에서는 당초 여권과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요구가 컸던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포함되며 관심을 모았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아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해 광복절 가석방됐다. 그러나 형기 만료에도 5년 동안 취업제한 규정 등이 적용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 그의 사면을 촉구하는 재계 목소리가 컸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신 회장도 이번 사면에 포함됐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번 사면으로 신 회장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이 함께 이뤄지게 된다.

이밖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사면되는 주요 기업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회사 운영 관련 범행으로 복역했지만, 집행유예가 확정되거나 피해회복, 회사 성장의 공로 등을 인정받아 사면됐다.

이번 사면에서 재계와 여권에서 요구가 컸던 경제인들을 다수 포함한 데는, 글로벌 경제 위기 심화 상황에서 기업 활동 정상화를 요구했던 재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경제회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정부의 기조를 방증해,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법무부는 이날 경제인 사면의 배경으로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역시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안과 변동성이 확대돼 제일 중요한 것이 민생"이라며 "민생은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갈 때 숨통이 트여서 거기에 방점을 (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당초 주요 사면 대상으로 거론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다수 정치 인사는 일절 포함되지 않았는데, 이는 정치인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낮은 지지율을 감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국민 여론이 나아지지 않고 있고, 지지율 20%대에 직면한 상황에서 사면을 강행할 경우 이에 따른 여파를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이날 건설업, 자가용 화물차·여객운송업, 공인중개업, 생계형 어업인 어업면허·허가,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59만3509명에 대해 특별감면 조치와 모범수 649에 대한 가석방도 단행했다. 중소기업인·소상공인 특별사면·감형도 32명이 포함됐다.

이들에 대한 사면·감형·복권과 특별감면조치 등은 오는 15일자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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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