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다움 없다고 주장 배척 못해"
"원치않는 성관계 후 연인됐을 수도"
"성관계 촬영까지 허가? 납득 안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원주 별장 성접대 의혹' 장본인인 건설업자 윤중천씨를 성폭행으로 허위신고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씨의 전 내연녀에게 1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채희인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윤씨의 내연녀였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채 판사는 A씨가 윤씨 등 2명을 무고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도 있다고 판단했다. 금전 관계로 인한 다툼 후 고소장이 제출된 정황 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채 판사는 피해자다움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A씨 주장을 배척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A씨가 윤씨와 원치않는 성관계를 가진 후 갑작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윤씨와의 성관계가 촬영됐다는 영상이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상이 증거로 제출됐다면 당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이 영상은 시간이 경과돼 기록에서 삭제됐다고 한다. 그외 정황 증거들은 채택되지 않았다.
채 판사는 "윤씨 등의 진술에 의하면 A씨가 성관계와 동영상 촬영까지 허락했다는 것인데, 평범한 여성인 A씨가 이를 허용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윤씨의 강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A씨의 무고가 당연하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둘 사이에는 형사법적 간극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윤씨의 강간 혐의 사건은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1년 11월께 윤씨와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로 2012년 12월께 경찰에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는 고소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씨는 A씨에 대한 21억원 상당의 사기 혐의, 무고 혐의, 다른 여성 C씨에 대한 성폭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에서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사기 혐의로는 징역 5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형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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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