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모델링, 기상예보 같아…참고자료로만 봐달라"
"너무 많은 발표로 혼선…질병청이 중심 돼서 예측"
"코로나19 박멸 불가…고위험군 집중 관리 필요해"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19일 코로나19 유행 규모를 예측하는 '수리 모델링 분석'에 대해 "너무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발표를 함으로 인해 혼선이 오는 것은 막아 달라고 권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을 통해 "수리 모델링도 그냥 참고자료로 봐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수리 모델링 예측 자료는 기상청이 내놓는 일기예보와 같아 추후 수치가 맞지 않으면 이를 해명하느라 방역 대응 역량이 소모된다는 취지다.
정 위원장은 "수리 모델링을 통한 환자 발생 예측은 궁금증을 해소하고 정책 방향을 정하는 데 매우 필요하다"면서도 "다음 주에 어떻게 될 지는 가능할지 몰라도 4주가 넘어가는 중장기 예측은 그간 자료를 볼 때 그렇게 정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로는 모델링 예측 과정에 인위적인 변수가 들어가며, 방역 정책의 변화나 확진자 발생 증가에 따른 개개인의 경각심도 변수가 된다고 꼽았다.
그는 "기상청이란 어마어마한 조직에 슈퍼 컴퓨터가 있는 데도 불구하고 일기는 그렇게 잘 맞지 않을 때가 많다"며 "그렇지만 우리가 일기예보를 보지 않지 않느냐.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이나 각 개인들이 관심을 보인 부분들을 보면 이 숫자가 너무 많다, 적다, 틀렸다, 맞았다를 가지고 자꾸 이쪽에 집중을 한다"며 "이 숫자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왜 그렇다'를 설명하기 위해 한정된 인력들이 설명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다만 정 위원장은 수리모델링이 방역 정책 방향 설정에 참고할 수 있는 중요성이 인정되는 만큼 혼선을 막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도 중요한 모델링이고 저희 위원회에 2명의 전문가가 있다"며 "질병관리청이 중심이 돼 이 부분(수리모델링 예측)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어떻게 발생할지 미리 예측한 다음 최대, 최저 발생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다면 거기에 맞는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연구진이 만든 가장 최근의 수리예측 모델링 결과를 짚어 가며 지난달 11일과 30일 예측치와 실제 감염 규모 발생량이 다른 점을 보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 숫자를 예측하고 숫자를 보고 맞았네, 틀렸네 이야기하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이고 흥미롭기도 하다"면서도 "결코 이 한 가지 변수, 한 가지 지표에 의존하기에 우리가 갖고 있는 다른 자료들이 너무 많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전체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이 보름 새 2배 늘었고 미국·싱가포르·아프리카 등지 국가보다 높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아워월드인데이터'라는 전 세계적으로 쓰고 있는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치명률은 0.04~0.06%"라며 "실제로 질병청 코호트에 의한 자료는 최근에 0.03%까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적인 데이터는 일정 기간만 본 것이다. 열흘 사이로 일주일, 일주일 간격의 평균을 본 것이기에 잠시 사망이 증가한다든지, 감소한다든지 해서 그때그때 보는 데이터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제비 한 마리 왔다고 봄이 왔다고 나가지 않듯이 짧은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 '박멸'은 불가능하다며 취약한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다 아시겠지만 코로나19의 박멸은 이제 불가능하다"면서도 "아직은 확진자 숫자가 10만 명을 넘나들고 있고 돌아가신 분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고위험 시설에 대한 더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 제도 완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사회가 용인하고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자를 유지하면서 고위험군 시설 대상으로 특별, 표적화된 관리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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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