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명령에 코로나 확진된 하사 마시던 음료 마셔
이후 성추행·주거침입 등 혐의로 군검찰 조사받아
인권위 "검찰 조사 2차 가해 성격…조사 중지해야"
공군 검찰단 "인권위 결정 존중…피해자 보호 만전"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15비)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로부터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긴급구제 조치를 권고 받은 공군 검찰단이 피해자에 대한 조사와 기소 여부 판단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공군 검찰단은 18일 "인권위 결정을 존중하여 해당 사건에 대한 추가조사 및 기소여부 판단을 잠정 중지하며,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인권위는 군인권센터가 지난 10일 15비 성폭력 피해 여군에 대한 2차 피해 예방 조치를 요청한 사건에 대해 긴급구제 조치 권고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공군 검찰단은 "해당 사건의 인권위 긴급구제 조치 권고 내용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추가로 이 같은 입장을 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4월 15비 모 대대 B준위가 저녁 늦은 시간에 A하사에게 전화해 코로나19에 확진된 남군 하사 격리 숙소로 불러내 확진자(C하사)와 입맞춤하라고 지시하는 등 성희롱·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B준위는 확진자가 마시던 음료를 A하사에게 마시라고 강요했고, 음료를 마신 A하사는 3일 후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하사는 공군 양성평등센터에신고하면서 고소 의사를 밝혔고, B준위는 4월15일 군사경찰대에 입건돼 같은 달 26일 구속됐다.
그런데 구속 다음 날 B준위와 같은 부서의 C하사는 B준위와 A하사로부터 성폭력 등의 피해를 받았다며 신고했다. 현재 A하사는 성추행, 주거침입 등 혐의로 군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인권위는 A하사가 정신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어 피의자 신분으로 계속 조사를 받는다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권위는 "성폭력 피해자가 가해자가 연루된 또 다른 사건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는 상황은 군검찰의 수사 의도와 관계없이 2차 가해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A하사가 기소된다면 그 사실이 현재 근무 중인 부대에 통보되고 그 결과 1차 사건의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도 함께 노출돼 2차 사건 재판 결과와 관계 없이 회복이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국방부 장관에게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군검찰 사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공군검찰단장에겐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추가조사 및 기소여부 판단을 잠정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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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