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인터뷰·저서 속 "형사사건은 10원짜리"
박철완 "형사부 검사 모인 자리서 그런 발언?"
"그런 직장문화 정착된 것처럼 허위사실 유포"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 부장검사가 펴낸 저서 '계속 가보겠습니다'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등장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최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임 부장검사의 저서와 언론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정정·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박 연구위원은 모 검사장이 검사회의에서 "형사사건은 10원짜리 사건이라고 말했다는 임 검사의 주장은 믿기 어렵고 허위로 판단된다"며 "임 검사는 공론의 장으로 나와 다양한 관점과 근거를 갖고 동료들과 토론해달라"고 했다.
앞서 임 부장검사가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는 '검사들은 형사사건을 10원짜리 사건이라 부른다'는 제목으로 출고됐는데, 여기에는 "검찰에서는 솔직히 형사부가 찬밥 신세"라며 "형사사건을 '10원짜리 사건'이라 부르면서 이럴 때만 갑자기 국민과 인권을 내세운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저서에서도 "몇 년 전 '10원짜리 사건에 10원어치의, 1000원짜리 사건에 1000원어치의 공력을 기울이라'고 훈시하던 검사장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내부에서는 임 부장검사의 주장이 조직 전반적인 인식으로 여겨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며 반발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연구위원은 "형사부 업무 및 형사부 검사들이 업무 비중에서나 수적으로 압도적으로 큰 일선 지방검찰청에서 책임자인 지검장이, 그것도 형사부 검사를 포함해 전체 검사들이 모이는 검사회의에서 '형사부 사건은 10원짜리 사건이다'라는 발언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혹시 했더라도 형사부 사건은 소위 특수사건 등에 비추어 현저히 수사할 가치가 없다는 취지에서 그 말을 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임 검사는 책을 발간한 후 전 국민이 볼 수 있는 언론매체 인터뷰를 통해 마치 검찰 구성원들이 형사부 사건을 10원짜리 사건으로 말하면서 고소·고발사건 등 일반 국민들의 민생과 관련된 사건을 극히 소홀하게 취급하고 있고, 그러한 일이 직장 문화로 정착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 내지 허위 이미지를 유발하는 언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혀달라는 동료 요청조차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위 불명한 글을 적은 후 이를 해명이라 내세우며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임 검사는 검찰 내부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을 상대로 검찰 관련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검찰을 사회악적 존재로 묘사하고 있다"며 "이러한 언행은 검사이기 이전에 공무원이라면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사회규범 및 품위유지 의무를 크게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임 부장검사가 저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부장검사는 저서에 자신이 충주지청에서 근무하던 당시 검찰 공무원 행동 강령상 인터뷰 사전 승인제가 적법한지 수뇌부와 논쟁 끝에 승인을 받았고, 이로 인해 신고제로 제도가 바뀌었다고 적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박 연구위원은 "신고제로 바뀐 이유는 문무일 (전) 총장이 2018년 7월12일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 신고제로 바꾸어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해 수용됐기 때문"이라며 "임 검사도 이러한 제도 변경 경위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터뷰 기사와 관련해 임 부장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형사사건은 10원짜리' 운운한 자는 칼럼에 적었던 것처럼 모든, 또는 상당히 많은 검사들이 아니라 검사회의에서의 모 검사장"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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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