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조준' 본격화...대장·위례 압수수색하고 소환통보까지

검찰, 이재명 대표 취임 나흘 만에 6일 소환통보
서울중앙지검·성남지청, 한날 세사건 조사할 듯
위례사건 이틀연속 압수수색…대장동 겨냥한듯
'법카 유용 의혹' 사건도 檢송치…경찰 수사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 연이틀 압수수색을 벌인 데 이어 이 대표가 취임한 지 나흘 만에 소환 통보까지 한 것이다. 이를 두고 검찰이 이 대표를 본격적인 수사 선상에 올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는 전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오는 6일 오전 검찰청에 출석하라고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과 성남지청 수사팀은 이 대표가 출석한다면 세 가지 사건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먼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관련한 허위발언 의혹 사건을 조사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성남시장 시절 같이 일한 김 전 처장을 알고 었었냐는 질문을 받고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그때 당시 팀장이었을 텐데 제가 이분을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에 알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후보와 김 처장이 2015년 1월6일부터 16일까지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함께 찍은 사진 등이 공개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시민단체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10월20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성남시가 2014년 한국식품연구원이 두 차례 요청한 용도지역 변경을 모두 반려했지만,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측근이 개입하자 받아들여 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국토부가 직무유기로 문제를 삼겠다고 성남시를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 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이 허위 해명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밖에 서울중앙지검에는 시민단체와 국민의힘 등이 고발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이 대표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관련 사건이 다수 접수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를 한 차례 조사한 뒤 기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사건과 성남지청 사건을 한날 함께 조사하는 것은 공소시효가 오는 9일까지로 임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 대표를 수차례 부르기 어려운 상황을 참작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3월9일 치러진 대선 관련 범죄 공소시효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9일까지다.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6개월이다.

검찰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전날까지 이틀 연속 관련 회사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전날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 사업의 지분투자 금융회사, 대장동 사업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금융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 10여 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호반건설을 비롯해 자산관리업체, 분양대행업체와 관련자 주거지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같은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실소유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구속기소돼 있는데,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은 대장동 사업과 여러 가지로 '닮은 꼴'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사업 추진을 위해 50억원대 자본금 규모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설립됐는데, 여기에 성남도시공사와 위례자산관리(AMC) 등이 참여했다.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서 수백억원대 규모의 배당금을 챙긴 것처럼, 위례자산관리도 총수익의 상당부분에 이르는 배당금을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

특히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핵심 인물인 유 전 기획본부장과 남 변호사가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불구속기소)의 배우자는 각각 위례자산관리의 사내이사를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이들이 위례신도시 개발사업에서 이익을 본 뒤 판을 키워 대장동 사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사업이 추진될 당시 성남시장이 이 대표라는 점 역시 같다. 검찰은 정권이 바뀐 뒤 대장동 사건을 재검토했지만, 소득이 없자 위례신도시로 눈길을 돌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대장동 수사에선 수사망이 이 대표까지 올라가지 못한 상황에서, 위례신도시가 유 전 본부장 위로 뻗어나갈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업무상배임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와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배모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김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에 대해 줄곧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어왔지만, 경찰은 김씨가 법인카드 직접 사용자이면서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배모씨와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본 것이다.

이 대표는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찰은 배씨가 김씨의 수행비서로 채용돼 일했다는 의혹 관련 직권남용·국고손실 혐의 고발 사건을 비롯, '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남은 의혹 사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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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