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명자로 기재한 특허출원에 무효처분
미국인의 국제특허출원건, 주요국 특허청도 같은 판단
인공지능(AI)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고 결론났다.
특허청은 '자연인이 아닌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특허출원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인공지능이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특허출원에 대해 무효처분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처분건은 미국의 인공지능 개발자 스티븐 테일러가 '다부스(DABUS)'라는 이름의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표시한 국제특허출원건이다. 출원무효 처분은 해당 출원을 처음부터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출원인은 이 발명과 관련된 지식이 없고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다부스가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해 식품용기 등 2개의 서로 다른 발명을 스스로 창작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16개국에 출원했다. 국내출원 진입은 지난 2021년 5월 17일이다.
이에 앞서 특허청은 지난 2월 해당 특허출원에 대해 '인공지능(AI)을 발명자로 한 것을 자연인으로 수정하라'는 보정요구서를 통지했으나 출원인이 이에 응하지 않아 최종 출원무효 처분했다.
특허청은 "자연인이 아닌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기 때문에 AI가 직접 발명했는지에 대한 판단에 앞서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형식상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특허법 및 판례는 자연인 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으며 이 원칙은 미국, 영국, 독일 등을 포함한 모든 나라 특허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이번 건에 대해 주요 특허청들이 동일한 결론을 냈고 미·영국의 법원들도 이 결론을 지지하고 있다.
단, 지난해 7월 호주 연방 1심 법원에서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했으나 지난 4월 연방 2심 법원에서는 만장일치로 1심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뒤집었다.
지난 3월 독일 연방특허법원에서는 자연인만 발명자로 인정하되 그 성명을 기재할 때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를 병기하는 것은 허용된다는 판결 사례가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 특허청이 미국·유럽·중국 등 7개 특허청과 함께 개최한 국제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 특허출원에 대해 논의한 결과, 참여국들은 '아직 인간의 개입없이 인공지능 단독으로 발명을 하는 기술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고 법제도 개선 시 국가 간 불일치는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국제적 조화가 필수'’라며 시기상조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현재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볼 때 언젠가는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며 "이에 인공지능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산업계 및 외국 특허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도 우리가 국제적 흐름을 주도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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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