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뒤 서울 사립유치원 달랑 200개 남는다…"60% 급감"

만 3~5세, 6년만 109만명→64만명 예측
사립유치원 "최소한 인건비 책임져달라"
교육청 "회계 불투명…섣부른 지원 어려워"
공립유치원 "교육환경 경쟁력 높여야"
교육청 "통학버스 확대…학급당 학생수↓"

저출생으로 인한 '원아절벽'에 사립 유치원들이 가장 먼저 생존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와 서울열린데이터광장,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495개원인 서울 사립유치원 수는 6년 뒤인 2028년 201개원으로 60%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유치원 입학 대상 연령인 만 3~5세 인구는 올해 109만명에서 2028년 64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난 15일 육아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학령인구 감소시대, 서울 공사립유치원 운영 실태와 미래 전망' 토론회에서 언급됐다. 유아교육계 관계자들은 이 수치를 근거로 원아절벽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을 교육 당국에 촉구했다.

사립유치원의 경우 원아 유치를 위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교육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금숙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교육혁신위원장은 "급격한 유아 수 감소로 어려운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상교육이 돼야 한다"며 "최소한 교사들의 인건비는 국가와 지자체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부담금은 국공립의 104배에 달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 국공립유치원의 평균 학부모 부담금은 2611원인 반면 사립은 27만3058원에 달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유치원은 스스로 자영업자라고 할 정도로 개인 사업자에 가까워 국고 지원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교육청에서 예산을 지원하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잘 운영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회계 등 운영이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점도 예산 지원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앞서 '유치원 3법'을 통해 사립유치원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K-에듀파인' 도입을 의무화하는 등 제도 개선이 이뤄졌지만, 현장 안착은 멀었다는 평가다.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이 100% 담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정말 공정하게 비용들이 잘 쓰이는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된 다음에 조금 더 적극적인 지원을 생각해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립유치원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립유치원에 준하는 교육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박다솜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조 위원장은 "압도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어린이집과 좋은 시설을 갖춘 사립유치원 사이에서 공립유치원은 경쟁력이 전혀 없다"며 "콩나물 시루처럼 아이들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 유아교육의 철학을 구현해 내기는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민형배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 국공립유치원 293개원 중 통학버스가 있는 곳은 1%(3개원)에 불과했다. 전국 평균인 46.7%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반면 서울 사립유치원은 90.9%가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통학버스 시범사업이 2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내년에는 총 10개 정도가 더 운영이 될 예정이고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공립유치원 학급당 학생 수도 개선될 예정이다. 교육청은 지난달 22일 현재 만 5세 학급당 24명 이하로 운영되도록 규정한 유아배치지표를 2024년까지 학급당 18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만 3세, 만 4세 학급도 비슷한 규모로 줄일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 토론회 축사에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최근 미래교육 대전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며 지속가능한 유아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유아 한 명 한 명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 더 질 높은 유아교육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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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