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세타2` 조단위 충당금…증권가 "충당금 폭탄 또 터질수도"

현대차·기아, 엔진 품질비용 충당금 2.9조 반영
매해 '일회성 비용' 나가…실적 불확실성 증가
향후 충당금 추가 적립 가능성…투자 우려 ↑

현대·기아차가 세타2 엔진과 관련해 3조원에 육박하는 추가 충당금을 올해 3분기에 쌓기로 결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매년 엔진 품질비용을 반영하고 있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0분 현재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500원(0.89%) 오른 16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는 300원(0.43%) 상승한 6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현대차와 기아는 3분기 실적에 현대차 1조3602억원, 기아 1조5442억원 등 총 2조9044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품질 비용 충당금은 지난 2020년 이후 2년 만이다.

직전인 지난 2020년 3분기에는 세타2 엔진 품질 문제에 대한 고객 조치를 위해 현대차 2조1352억원, 기아 1조2592억원 등 3조3944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17년부터 6년간 5차례에 걸쳐 세타2 엔진과 관련해 품질 비용 충당금을 쌓았다.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일회성 비용'이 나가게 된 셈이다. 세타 엔진 관련 누적 충당금은 약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충당금은 엔진 평생보증 프로그램 제공에 대한 비용 처리에 따른 것이다. 추가 충당금을 반영한 이유는 중고차 사용 연한이 늘어났고 폐차율이 줄어들어 엔진 교환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환율 급등에 따라 비용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자주 이뤄지는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실적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복되는 대규모 충당금 반영으로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품질 비용을 점차 늘려 잡고 있어 향후 충당금을 더 쌓게 될 가능성도 있다. 충당금은 향후 지출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으로, 충당금 규모가 커지면 이익은 그만큼 줄어든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추가적인 대규모 충당금 설정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주가 측면에서 단기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평생 엔진 보증이라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구형 모델을 더 오래 타고 더 자주 엔진 수리, 교체를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추가 충당금 설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사가 세타 엔진에 대해 평생 보장을 시행하는 만큼 미국 내 차량들의 빠른 노후화가 지속된다면 엔진 교체 비율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엔진 교체 비중이 이번 가정을 초과한다면 향후에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 역시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 반복되는 품질비용 이슈가 피로감을 주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막대한 충당금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이 있다"며 "2020년까진 충당금 발표 때마다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의 경우 흑자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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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