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합리한 규제 대명사' 영암 대불산단 전봇대 다시 뽑는다

지자체 재원부족으로 2016년 이후 사실상 중단
산자부 '2023년 그린뉴딜사업'에 선정돼 재추진
2024년까지 226억 투입 5.1㎞ 지중화·전주 이설

불합리한 기업규제의 대명사로 불린 '영암 대불산단 전봇대' 제거 사업이 재추진된다.

전남 영암군은 대불산단 전선지중화사업이 산자부의 '2023년 그린뉴딜사업'에 선정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25일 밝혔다.



'대불산단 전봇대'는 지난 2006년 대선 경선 시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불산단 방문 간담회에서 건의됐다. 이후 2008년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불합리한 규제의 대명사로 꼽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영암 대불산단은 조성 당시 자동차, 기계 등 일반산단이었으나 대형 선박블럭과 철구조물 등 조선산업이 주업종으로 입주하면서 구조물 운송에 어려움이 많았다.

최대 32m에 달하는 선박 구조물에 비해 전선의 높이는 8~12m로 현저히 낮아 물류 흐름 방해와 사고위험 노출, 기업 측의 선로절단 비용(1회당 600여 만원) 부담 등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대불산단 전선지중화사업은 2015년까지 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9개 구간 255개소, 19.35㎞에 걸쳐 진행됐으나 지자체 재원부족으로 2016년부터는 사실상 중단됐다.

최근에는 대형 선박블럭 운반차량이 변전소와 충돌하면서 대형 소송으로 이어지는 등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지난 4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대불산단을 방문했을 때 열린 기업인 간 간담회에서 다시 건의됐다.

영암군은 그 동안 대불산단 전선지중화사업의 재개를 위해 전남도, 한전, 산단공 대불지사, 대불산단 경영자협의회 등과 TF팀을 구성해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방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지자체 협력사업 방식에서 그린뉴딜 지중화사업으로 추진 방식을 변경해 산자부에 승인을 받았다.

영암군은 산자부 승인으로 국비 20%(45억원)를 포함한 226억원의 사업비를 확보됨에 따라 대불산단 내 12개 구간 5.1㎞에 대해 2024년까지 배전선로 지중화 및 지장전주를 이설할 계획이다.

또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2회 추경에 군비 2억 800만원을 확보해 대불산단 1로∼2로 452m 지장전주 13개소를 이설할 예정이다.

영암군은 전선지중화사업이 마무리되면 대형 선박블럭과 구조물 운송시 선로절단 소요비용(1회 600여만원)이 절감됨은 물론 선박 기자재 등의 운송여건 개선으로 연간 20여억원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와 원활하고 안전한 산단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승희 군수는 "최근 대불산단관리사업소에서 대불기업지원단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산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존 관리중심에서 현장중심의 문제해결 방식으로 업무체계를 전환해 더 가까이에서 우리 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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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