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체 핵보유시 안보 더 위태로워 질 수 있어" 美전문가

"핵폭탄 한두 개 문제 아냐…어디서 지하 핵실험 감수하나"
"NPT도 탈퇴해야 할 것…그러면 한국 원전 누가 사겠나"
"한·미 동맹에 균열…美 첨단무기 포기하는 말 안 되는 일"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된 한국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 오히려 안보가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핵무기 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교수는 3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가 개최한 한국 핵 프로그램 관련 웨비나에서 "핵을 보유한다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자체 핵보유가 "한국을 어느 정도는 덜 안전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으로 빠르게 핵무기를 개발하더라도 단순히 핵폭탄 한두 개를 만드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한국이 북한을 겨냥한 자체 핵무기를 보유하려면 단순히 핵폭탄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를 개량해야 하며, 핵연료와 핵실험을 거쳐 투발 수단도 보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특히 한국이 기술적 역량으로 핵을 개발하더라도 "실험을 해야 할 공산이 크다"라며 "한국의 어떤 도에서 자신들의 땅에서 지하 핵실험을 하도록 자원할지 알고 싶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경우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그는 "한국은 최고의 민간 핵에너지 프로그램을 보유했다"라며 "NPT에서 탈퇴하면 누가 그들의 원전을 사겠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헤커 교수는 이와 함께 남북이 끊임없이 대립하는 상황을 거론, 한국이 핵보유를 할 경우 양측의 대치가 핵 차원으로 고조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더욱 안보가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헤커 교수는 북한 플루토늄 프로그램 평가를 위해 영변 원자력 연구소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과거 미국 최고 핵무기 연구소인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최근 북한전문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한국 자체 핵개발론을 두고 "한국이 그 길을 간다면 미국은 핵우산을 철수할 것"이라며 경제·외교적으로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게 되리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웨비나에는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해결에 나섰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특사도 참석했다. 그 역시 한국의 자체 핵개발·무장론에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으로부터 제기되는 한국을 상대로 한 위협은 주로 재래식 위협이지, 핵 위협이 아니다"라며 "한국이 그들 안보에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북한의 위협에는 "미국과의 동맹으로 대응하는 게 최선"이라며 "내가 만약 한반도 남쪽에 산다면,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미국 없이 대응한다는 아이디어는 매력이 없다"라고 했다.

현재 미국의 확장억제가 북한 대응은 물론 중국 대응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나 중국이 "미국의 핵무기 시설에 맞서는 위험은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 나아가 중국의 프로그램을 따라잡기 위해 핵무기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게 효과적인지 꼬집었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미국 첨단 무기 효과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의 SLBM,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B-52, 첨단 크루즈미사일 등 수천 개의 무기를 거론, 한국의 자체 핵개발 추진이 이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는 내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아울러 "나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과 관련해) 미국의 반응을 예측하려 여기 온 것이 아니지만, 이는 미국과 한국의 동맹에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자체 핵무장론 외에 부상했던 미국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해로운 방식으로 무기를 배치하고 한국을 (공격의) 목표물이 되도록 할 이유가 없다"라며 역시 회의적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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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