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1가구 2주택자' 적용 혼선…"실속 없다" 지적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정책금융상품
기존 1가구 2주택자 적용 기준 애매
시중은행 금리 떨어져 실효성도 의문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도 적용 대상이라고 했는데, 실제 접수창구에서는 받아주질 않네요. 많이 기대했는데 허탈합니다".



고금리에 시달려 온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A씨는 최근 출시된 정부 지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정책금융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청하려고 접수 창구를 찾았다가 낭패를 당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정책 자료에는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으나 실제로는 기존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아닌, 새롭게 1가구 2주택자가 될 신청인만 대상이 된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고금리 시대 서민 실수요자들을 위한 정책금융상품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일부 적용 대상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또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4%대 초반까지 내려가면서 정책금융 상품에 대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정부 지원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정책금융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을 받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변동·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최저 연 3.7% 고정금리 주담대로 갈아탈 수 있게 한 '안심전환대출'과 주택 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고정금리 대출인 '적격대출'을 보금자리론에 통합한 상품이다.

시중 주담대보다 낮은 고정금리로 장기간 이용 가능하고 자금용도에도 큰 제한이 없어 고금리 속 주택 구입 예정자나 기존 주택 보유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인 차주라면 소득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대출이 가능하다.

특히 일시적 2주택자의 경우도 기존 주택을 2년 이내 처분하는 조건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는 새롭게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자만 대상이지, 기존에 2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자는 배제된다.

이에 따라 최근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어쩔수 없이 일시적 1가구 2주택자 상태에 놓여 있는 이들은 이용할 수 없다.

A씨처럼 기존 집을 팔지 못해 오랫동안 주택구입비용 고금리에 시달려 온 '일시적 1가구 2주택자'들이 특례보금자리론에 기대를 걸고 접수창구를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잦은 이유다.

A씨는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일선 접수창구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며 "심지어 접수창구 직원도 1가구 2주택자로 적용되는지 여부를 놓고 헷갈릴 정도다"고 하소연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시중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이 과연 실속이 있을 것이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연 4.1∼4.5%대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신청을 받고 있으나 최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이용자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떨어져 특례보금자리론의 취지대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적용 대상도 제한적이어서 체감효과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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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