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광주 단수사태 원인, 정수장 유출밸브 노후화

유사시 수돗물 공급 막는 장치 노후화로 작동돼

휴일인 지난 12일 광주 지역 단수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덕남정수장 내 유출밸브 시설의 노후화가 지목됐다.



13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전날 고장을 일으킨 덕남정수장 내 수도관(지름 1.8m) 유출밸브는 1994년 설치된 시설이다. 수도관 유출밸브는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향하는 수돗물의 공급을 조정하는 장치다. 외부에서 밸브를 돌리면 수도관 내 가림막이 펼쳐져 통수를 막는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심장판막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노후화로 밸브 베어링과 축이 이탈, 밸브 잠김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각 가정으로 수돗물을 공급하는 배수지로 향해야 할 수돗물이 밸브 잠김으로 흘러나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노후화 한 밸브를 사전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상수도사업본부는 단 한번도 이 같은 사례가 없었으며, 수돗물 공급 또한 중단한 적이 없었던 만큼 해당 시설의 교체 필요성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각종 진단과 밸브 외부 육안 점검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조달청 내용연수(내구연한) 고시는 밸브류의 내용연수(11년)가 경과했더라도 사용에 지장이 없는 물품은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름 1.8m의 수도관 속에 위치한 밸브시설은 물 공급을 중단해야만 확인이 가능한 장치로, 점검과 진단이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수도관 외부와 연결된 내부 밸브시설도 점검과 진단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예비 수도관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덕남정수장이 1차 준공된 시점인 1994년 당시에는 요즘과 달리 하나의 수도관으로만 수돗물이 배수지로 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덕남정수장은 1994년 1차 준공과 함께 수돗물을 생산했다. 최종 준공은 1997년 이뤄졌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전날 고장 난 유출밸브를 용접,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덕남정수장과 함께 광주시민의 수돗물을 책임지고 있는 용연정수장에도 유사한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만큼 이 부문에 대한 점검과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덕남정수장은 주암댐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이를 정수한 뒤 송하·봉산·소촌·송정·덕남 등 5곳의 배수지로 수돗물을 흘려보낸다. 덕남정수장의 일 최대 생산량은 44만t 이다.

광주시는 전날 단수사태로 남구·광산구 지역 2만8000여 세대가 직접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저수조가 없는 아파트와 일반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단수 피해의 직접적 대상이 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단수와 흐린 물 발생세대에 대한 피해보상을 접수할 예정이다. 또 수돗물피해보상심의회를 통해 보상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남광주 / 조경수 사회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