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막자 밀린 양육비 1억 상환…"제재조치 더 확대해야“

8년간 9100건, 총 1326억원 양육비 지원 성공
양육비 이행률 40.3%…2027년까지 55% 목표
부족한 인력에 낮은 접수율…감치명령 한계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에게 각종 제재 조치를 시행하자 1억원이 넘는 채무를 상환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재 조치를 더 신속하고 강력하게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14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양육비이행관리원에 따르면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총 9100건, 1326억원의 양육비 이행을 지원했다.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면서 지난 2021년 7월부터 양육비 채무 불이행자에 대해 명단 공개와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등의 제재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명단 공개와 출국금지 등의 제재를 받았던 이모씨는 1억2560만원의 양육비 채무를 전부 상환했다. 제재 조치 시행 후 전부 상환한 양육비 채무액 중 최고액이다.

양육비이행관리원 설립 후 양육비 지원을 받은 사례는 증가 추세다. 지난해 9월 국회입법조사처 '양육비이행법의 입법영향분석' 자료를 보면 2015~2021년 2만5791명의 양육비 지원 신청이 접수됐으며 이중 81.8%인 2만1103명이 양육비 채무자로부터 이행 약속을 받았다. 양육비 이행률 역시 2015년 21.2%에서 2022년 40.3%로 증가했다.

여가부는 지난달 제1차 한부모가족 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양육비 채무자의 소득 및 재산 조회 근거 마련, 의견 진술 기간 단축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양육비 이행률을 55%로 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양육비 채무 이행의 속도는 여전히 더딘 편이다.

우선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신청하는 상담건수 대비 접수건수가 2015년 18.7%에서 2021년엔 7.2%까지 감소했다. 직접 소송을 맡는 양육비이행관리원 변호사 직원 수는 현재 6명에 불과하다.

사단법인 양해연(양육비해결총연합회)의 2021 양육비이행관리원 만족도 조사 보고서에서 서비스 불만족 이유로 가장 많은 25%가 대기 시간 및 소송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답변했다.

제재 조치의 경우 법원의 감치 명령이 내려져야 적용할 수 있는데, 2015~2021년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직접소송과 위탁소송을 합한 소송 지원 현황이 총 4만7817건인데 감치명령이 내려진 건 1951건 뿐이다.

이마저도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도윤 양해연 이사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진행하는 분들은 대부분 비양육자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아는데, 비양육자가 위장전입을 하거나 잠적해서 어디 사는지 모르면 양육자가 찾아야 하는데 이 때문에 아예 양육비 지급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비양육자가 잠적을 했더라도 3번의 감치 송달을 전달받지 못하면 그 이후 법령 내용을 진행할 수 있는 감치 특별 송달 제도가 입법 발의돼있지만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 이사는 "법대로만 진행을 해도 최소 1~2년은 걸리고 형사처분까지 가면 평균 4년을 보는데, 양육자가 잠적을 해버리면 '감치 허들'을 넘기까지 애들이 다 커버린다"며 "외국에서는 자식과 연락이 되지 않은 채 사는 것도 잘못이라고 보고 비양육자에게 어떤 양해를 해주지 않는다. 감치 허들을 폐지할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이사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내에 있다 보니 업무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배제되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정부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양육비 미지급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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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