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사태 사흘 만에 강기정 광주시장 대시민 사과

"매우 송구하고 죄송…재발 방지대책 수립"
"2020년 작동시험 미실시…사고 예방 기회 놓쳐"
"단수피해 주민 12~13일 수도요금 일괄 감면"
"드러난 문제점 시정…164억 투입 긴급 정비"

 강기정 광주시장이 단수사태 사흘 만에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강 시장은 "매우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철저한 원인 파악과 함께 상수도 행정 전반을 면밀히 점검, 같은 일이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시장은 15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덕남정수장 시설 고장에 따른 지난 12일 단수사태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사고로 수돗물 공급 과정에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과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이번 사고원인에 대해 "1994년 설치 이후 상시 개방상태로 유지되던 밸브가 시설 노후화와 정비 부족으로 베어링과 기어축이 이탈, 밸브잠김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고원인규명 자문단을 구성, 정확한 사고원인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2018년부터 세 차례의 정수장 점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시장의 설명에 따르면 2018년 정밀안전진단과 2021년 정밀안전점검은 주로 육안 검사 위주로 진행됐다. 당시 작동시험은 선택 사항이었는데, 재원부족으로 해당 검사를 하지 않았다.

수도법에 따라 5년마다 해야하는 2020년 정수장 기술진단의 경우, 작동시험이 의무화 돼 있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를 하지 않았다.

강 시장은 "결국 2018년, 2021년 두 번의 점검은 작동검사가 의무가 아니었기에 육안검사를 했으며, 2020년에는 작동시험을 하지 않아 사고를 방지할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강 시장은 "사고 당일인 지난 12일 상수도본부는 오전 3시 30분에 밸브 오작동 문제를 인지한 이후 대규모 단수를 막아 시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자체 노력을 기울였다"며 "나에게는 상수도본부장이 오전 6시 45분 문자로, 8시 유선을 통해 오전 중에 자체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했다. 이에 조속한 복구에 만전을 기하도록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구과정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오전 11시 덕남정수장에 도착, 상황을 확인한 결과 복구가 단 시간 내 불가능할 것으로 상수도사업본부 자체상황회의에서 판단돼 시민들에게 안내 문자 발송과 생수 확보 등 후속 대책을 현장에서 지시했다"며 단수사태가 빚어진 지난 12일 오전 상황을 설명했다.

강 시장은 "사고 이후 재점검 결과 3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강 시장이 지적한 문제점은 ▲사고 즉시 재난상황실로 상황전파가 되지 않아 사고 수습이 지연된 점 ▲결과적으로 재난 안내문자가 적기에 발송되지 못함으로써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점 ▲재발방지 대책 매뉴얼은 잘 정비돼 있지만 이를 이행하는 교육과 연간 2회 이상의 훈련이 부족했던 점이다.

강 시장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오전 11시42분 서구·남구·광산구 25만 세대에 발송된 최초 문자이후 별도의 상황 설명없이 문자메시지 발송범위를 축소, 시민들의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서도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단수 피해 보상과 관련, 강 시장은 "우선 피해를 입은 2만8576세대에 대해서는 사고기간인 지난 12~13일까지의 2일간 수도요금을 일괄 감면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가·음식점 등 추가 피해를 입은 시민들에게는 온라인과 5개 자치구 상수도 요금센터를 통해 보상 신청을 하면, 보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속히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지역의 시민들이 보상제도를 몰라 신청이 누락되지 않도록 홍보도 적극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재발 방지 대책으로 ▲용연정수장·덕남정수장 대형 송수관로 밸브 56개 점검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수자원공사·상하수도협회 등 전문가 참여 속 2차 정밀진단 ▲노후상수도관 단계·연차별 정비 계획 수립과 정비 등을 제시했다.

광주시 상수도관은 4046㎞로, 이중 절반인 2013㎞가 20년 이상된 노후관이다. 누수율은 특광역시 평균 4.2%보다 높은 5.7%이다.

올해 노후 상수도관 정비 예산은 지난 3년 평균 94억 원보다 많은 114억 원이 반영됐다.

강 시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50억 원을 추경 등을 통해 추가 확보, 총 164억 원을 긴급한 곳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유례없는 가뭄위기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 실제 물 고갈 시기도 늦춰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 같은 과정 속 사고가 발생, 매우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가뭄극복을 위해 물 절약운동은 멈출 수 없다. 죄송하지만 지속적으로 물 절약운동에 동참해달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오전 광주 지역 주요 정수장 중 하나인 덕남정수장 내 밸브 시설이 고장 나 남구·광산구 2만8576세대가 직접적 단수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 제대로 된 안내나 설명이 부족,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또 최악의 가뭄 속 소중한 수돗물 5만7000t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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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 조경수 사회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