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檢수사 부실·결백 호소...체포 표결 후 거취 판단 '유보'

수사 비난…배경에 '대선 패배' 거론
구속 시도엔 "전문증거" 등 반박 펴
27일 표결 예정…자진 출석 소지 일축
李사퇴론 소지…"지금 말하긴 부적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대장동 의혹과 관련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부실 수사를 지적하며 자신의 결백을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또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지켜보면서 거취를 판단하겠다는 뜻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비이재명(비명)계를 만나 내부 결속을 강화한 이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자신의 결백을 부각하는 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구속영장' 국면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90여 분 간 대장동 및 성남FC 후원금 등 의혹에 관해 이뤄지는 수사 부당성을 역설, 결백 주장과 함께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그는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화된 폭력의 시대, 정치가 사라지고 지배가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라는 등 비난을 쏟아내고 본인 상대 수사 전개 배경으로 '대선 패배'를 거론했다.

또 검찰 구속 시도에 대해선 "이재명 없는 이재명 구속영장, 주어에 이재명이 거의 없다"면서 다수 근거들이 '전문증거' 위주란 주장으로 반박 입장을 폈다.

이어 대장동 개발, 위례신도시 개발, 성남FC 후원금 등 의혹에 관해 일일이 반론하면서 "지금처럼 없는 사건을 만들어 조작하는 걸 대놓고 하는 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24일 본회의 보고 후 27일 표결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21일 의원총회에서 체포 동의안 표결에 자율투표로 임하되 부결시키는 방향의 총의 결정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부엔 표결 이후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공존한다. 향후 추가 구속영장 청구 또는 기소 등 상황이 전개되면 총선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여기에 체포 동의안 반복 표결에 따른 '방탄 이미지' 강화를 우려, 이 대표가 자진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당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상황이 엄혹하게 본질적으로 바뀌었다"면서 자진 출석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그는 "평화 시대로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예측 가능한 사회엔 담장도 없애고 대문도 열어 놓고 사는 게 맞다. 그러나 강도,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당연히 담장이 있어야 하고 대문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법리스크가 아닌 검찰 리스크"라며 "적법한 수사와 정당한 권력 행사가 아닌 부정한 목적의 검찰권 남용, 국가 권력 남용을 국민들이 다 지켜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체포 동의안 표결 후 대표직 사퇴론 가능성도 오르내리고 있다. 가부를 떠나 이 대표 차원의 '결단'이 있을 수 있고, 이는 거취 문제에 해당할 것이란 해석 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21일 의총에서 설훈 의원의 부결 입장 발표를 상기하고 "그게 보면 어떤 전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엔 부결을 시키되 대표가 모종의 결단을 해야 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했고, 이에 대해 '결단이 대표직 사퇴'를 의미하는지를 사회자가 묻자 "그렇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거취에 관해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로 판단하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이에 표결 후 여론, 정세에 따라 이 대표 거취 문제가 대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 대표는 당 안팎의 거취 관련 지적에 대한 입장 질의엔 "당이나 정치 세계엔 생각이 다양한 사람이 많다. 단일한 생각만 한다면 그건 정상적 사회가 아니다"고만 했다.

그러면서도 취재진이 기소 후 대표직 수행 계획과 사퇴 고려 여부를 다시 직접적으로 묻자 "가정적 상황이라 지금 말씀드리기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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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