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음주 추태 충북도의회 "해외연수 모두 취소"

3월 예정 4개 상임위 연수 백지화…"항공사에 사실 확인 중"

충북도의회가 도의원의 항공기 기내 음주 추태 논란이 확산되자 내달로 예정한 후속 해외연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도의회는 28일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를 열어 산업경제위원회, 행정문화위원회, 정책복지위원회, 교육위원회의 해외연수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전날 터진 건설환경소방위원회 소속 A의원의 항공기 내 음주 추태 의혹에 관한 각계각층의 비난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파행했다.



심사위에 앞서 모인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남은 해외연수 일정 취소를 결정함에 따라 같은 날 오후 2시에 개회했던 심사위는 아무런 논의 없이 산회했다.

도의회는 공무국외출장 규정에 따라 연수 일정의 적절성 등에 관한 심사위의 심사와 승인을 얻어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서부 연수를 추진한 행문위와 호주·뉴질랜드를 다녀오기로 한 교육위는 3월 27일 각각 출국할 예정이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연수를 계획한 산경위는 같은 달 28일, 영국 해외연수를 추진한 정복위는 같은 달 29일 떠날 계획이었다.

해외연수 출국이 임박한 시기에 나온 취소여서 위약금 부담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회 이태훈(괴산) 대변인은 "해당 의원은 제보와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도의회는 정확한 진상 파악을 위해 항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귀국하는 대로 진상을 규명하고 일탈행위를 확인하면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도의회는 책임 통감 차원에서 나머지 4개 상임위의 국외연수와 전체 의원 제주도 연수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건소위 소속 A의원의 인천발 프랑크푸르트(독일)행 기내 음주 추태 논란은 같은 비행기에 탔던 한 승객이 26일 도의회와 언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이 승객은 이메일에서 "A의원은 이륙하자마자 맥주부터 달라고 했고, 14시간 비행 내내 취해 있었다"며 "계속 술을 추가하자 승무원이 제지했고, 술 취해 떠들어대면서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세금으로 가는 공무 연수 길에 술부터 찾는 도의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며 "충북 사람들은 자기가 뽑은 도의원의 처참한 수준을 알기는 할까"라며 혀를 찼다.


도의회가 후속 해외연수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한 것으로 미뤄 일부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내달 2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A의원은 조기 귀국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충북도의회 입장 밝히는 이태훈(오른쪽) 대변인과 안지윤 부대변인.


A의원은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질문에 맥주 1~2캔 마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추태라고 비난받을 행동도, 소란도 피우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은 이날 성명에서 "A의원이 항공기 안에서 이런 소란을 벌인 것이 사실이라면 승객들의 소중한 여행을 망친 것은 물론이고 안전까지 위협한 것"이라면서 "해당 도의원은 도민 앞에 사죄하고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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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