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찰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 전면 재수사 착수

수사부장 필두, 47명의 전담수사팀 편성
피살 당시 백 경사 몸에서 저항흔적도 발견
최근 확보한 38구경 권총 중심으로 수사진행

전북경찰청이 장기미제사건인 '백선기(당시 54세) 경사 피살사건'에 대한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재수사에 나섰다.



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수사부장을 필두로, 강력계 미제수사팀,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계, 피해자보호계, 수사심의계 등 총 47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이 편성됐다.

전담수사팀은 최근 사건 당시 백 경사가 소지했던 38구경 권총을 확보, 사건의 전모를 밝혀나가고 있다.

◇'잔인한 살해 흔적' 백 경사 몸에 고스란히

백 경사 피살사건은 지난 2002년 9월 20일 0시 50분, 추석 연휴 첫날 전주북부경찰서(현 덕진경찰서) 금암2파출소에서 발생했다.

그는 홀로 파출소 안에서 근무 중이었으며 동료 2명은 순찰을 나간 상태였다. 순찰을 마치고 복귀한 동료들은 목과 가슴 등을 흉기에 찔려 숨져 있던 백 경사를 발견했다.

백 경사의 몸은 흉기로 찌른 상처로 가득했다. 목과 몸통에 총 6번 흉기로 찔렸고 이 중 2번은 심장을 관통해 직접적 사인이 됐다. 백 경사의 손바닥에는 흉기로 베인 상처인 '방어흔'이 다수 발견됐다. 흉기를 휘두르는 범인에 맞서 백 경사가 거세게 저항했던 흔적이었다.

법의학자인 이호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백 경사의 손바닥에 있던 상처는 방어흔으로 보여진다"면서 "상처도 광범위해 범행에 사용된 흉기의 폭을 알기 어려워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본격 재수사 착수…향후 수사는?

전담수사팀의 재수사는 최근 확보한 38구경 권총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백 경사가 차고 있던 38구경 권총은 사건발생 직후 사라졌다. 총기에는 실탄 4발과 공포탄 1발이 장전돼 있었다.

전담수사팀은 사건 발생 21년이 지난 지난달 13일 제보를 입수, 지난 3일에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울산에서 38구경 권총을 발견했다. 총기번호 조회결과 백 경사가 피살 당시 허리춤에 차고 있던 38구경 총기번호와 일치했다.

전담수사팀은 이 총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무엇보다 수사팀은 2001년 발생한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들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관 총기 탈취라는 범행 수법이 비슷해서다.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은 이승만(52)과 이정학(51)이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수송용 가방을 운반하는 피해자(45·은행 출납과장)를 권총으로 살해한 뒤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갖고 도주한 사건이다.

당시 이들이 사용한 권총은 은행강도 범행 2개월 전 순찰 중인 경찰관을 승용차로 들이받아 의식을 잃게 만든 후 훔친 것이었다.

전담수사팀은 백 경사 사건과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이승만과 이정학을 접견해 추궁하고 있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사라졌던 백 경사의 38구경 권총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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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