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에 진상규명 등 구체적 해결 방법 없다"며 행사위 탈퇴
5·18민주화운동 일부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가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의 제43주년 5·18 기념행사에 불참할 것을 선언했다.
(사)대한민국 특전사회를 초청, 5·18 학살 면죄부를 쥐어줬다며 단체를 비판해온 시민 단체들의 기념행사 제명 경고에 맞선 조치로 지역 사회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단체들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행사위의 43주년 기념행사 사업에는 광주문제 해결 5대 원칙(진상규명·책임자 처벌·명예회복·국가배상·정신 계승)의 구체적인 해결방법이 없다"며 행사위 탈퇴를 선언했다.
행사위는 지난 1988년부터 이어져온 민간 주도 5·18 기념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다. '5월의 상주' 5·18 유족회를 비롯, 부상자회·공로자회의 모태인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와 고(故) 홍남순 변호사를 주축으로 꾸려졌던 5·18위령탑건립추진위원회(5추위)가 모태다.
유족회를 포함한 공법단체들은 그간 행사위 내 행사위원단장 단체로 지정돼와 시민 단체와 어우러져 각기 맡은 다양한 계승 사업을 벌여왔다. 이중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는 각각 민주기사의날, 부활제 등을 주도하며 5·18 당시를 재현하고 영령들을 추모·계승했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부상자회 등이 지역사회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특전사회를 초청해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등을 강행하면서 이를 지적하는 광주 대다수 시민단체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급기야 광주·전남 184개 시민 단체는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대책위)를 출범, 5·18 기념행사에서 부상자회 등을 제명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결국 부상자회 등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5·18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것은 대책위"라고 비난하며 "5·18 기념행사를 위해 모은 수 십억대 예산을 반납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쓰라"고 주장했다.
부상자회 등의 행사위 탈퇴에 지난 2000년 당시 진행된 반쪽 행사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5·18 사단법인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시민 단체는 당시 새천년을 맞아 기조와 방향성·행사 보조금 지원 등을 두고 대립,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전야제 무대를 각기 설치해 행사를 치른 바 있다.
올해 행사위는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를 주제로 오는 5월 한 달 동안 광주와 전남 곳곳에서 5·18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들을 연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