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여전한 연금개혁…국민 참여 필요성 더 커졌다

연금 재정 안정, 소득 보장 놓고 전문가 의견 팽팽
"공론화위 결정", "국민 참여 합의 기구 진행해야"

국민연금 개혁 방안을 놓고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을 했지만 입장 차만 여실히 드러내면서 국민 참여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22일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연금특위) 내 민간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연금특위에 민간자문위의 활동 경과 보고를 한다.

앞서 이달 초에는 그간 민간자문위가 연금개혁 방안을 놓고 논의한 내용들을 보고서 형태로 제출했다.



당초 민간자문위는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을 다루는 모수개혁을 논의하다가 재정 안정과 노후 소득 보장을 강조하는 위원 간 의견 차이가 심해 직역 간 연금개혁 등을 다루는 구조개혁으로 논의 방향을 틀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연금제도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전망과 대안' 토론회에서는 국회예산정책처와 국회소속기관들이 연구한 연금개혁 시나리오 모형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시나리오는 총 5개였으며 보험료율은 12~15%, 소득대체율은 40~50%, 연금을 받는 나이를 의미하는 수급 개시 연령은 65~67세 등으로 제시됐다. 각 시나리오들은 민간자문위에서 논의했던 연금개혁 방안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간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해왔던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인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와 김연명 중앙대 교수가 발제를 했다. 두 교수는 각각 재정 안정과 노후 소득 보장을 강조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용하 교수는 재정 안정을 위해 보험료율을 올리되 소득대체율도 함께 인상할 경우 보험료 부담이 막중해진다고 주장했고 김연명 교수는 노인 빈곤과 수익비, 내수 진작 등을 고려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함께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국민연금연구원, 한국연금학회, 연금 재정 추계에 참여한 경제학 교수, 보건복지부 담당 공무원 등이 참여했지만 재정 안정과 소득 보장, 연금 기금의 역할 등에 대해 각론만 나올 뿐 공통된 의견은 없었다.

김연명 교수도 토론 중 "토론회 지겹게 많이 했지만 생각의 차이가 안 좁혀진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민간자문위가 구성된 이후 4개월째 전문가들의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국민 참여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전문가를 통한 연금개혁 방안은 나올 만큼 나온 상황이어서 여러 모형을 두고 국민 참여를 통해 결정을 하는 방식이다.

과거 신고리 원전이나 대입제도를 놓고 공론화위원회가 가동된 적이 있으며 연금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도 500명 규모의 공론화위를 언급한 바 있다.

민간자문위 관계자는 "연금개혁 특위 방안이든 보건복지부에서 만드는 방안이든 안이 만들어지면 그것에 기초로 해서 공론화위가 결정하는 방식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적연금 개혁 운동 단체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도 "애초 개혁 논의 자체를 국민 참여를 통한 사회적 합의기구로 진행했어야 했다"며 "연금개혁 논의가 국민이 배제된 채 이뤄지면 아무런 실행력을 가지지 못한 채 자칫 국민적 저항을 마주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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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