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2100년 전 지구 표면 온도 최대 4.4도↑"
지표 온도 4도 오르면 남극 붕괴…인류 식량난
전문가 "취약계층, 대응 더 어려워…경제 양극화 "
"정부,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인프라 개선 필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오는 2100년에는 전 지구 표면 온도가 최대 4.4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지표 온도가 올라갈 경우 폭우나 가뭄 등의 기후 재난이 빈번해지는 한편, 생물들의 서식지가 달라지면서 새로운 질병이 창궐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IPCC는 지난 13일부터 19일(현지 시간)까지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제58차 총회에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 종합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전 지구 지표 온도가 1850~1900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2011~2020년) 1.1도가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가까운 미래인 2021~2040년에는 지구 표면 온도가 1.5도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이 추세면 2081~2100년에는 지표온도가 1995~2014년 평균 대비 오른 1.4~4.4도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환경부가 2019년 정책브리핑을 통해 공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자료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만 올라도 ▲가뭄 지속 ▲물 부족 인구 5000만명 ▲10%의 육상생물 멸종 위기 ▲기후변화로 30만 명 사망 ▲희귀 동식물 멸종 등 큰 재난이 닥친다.
지구 온도가 3도 오르면 기근으로 최대 300만명이 사망하고, 연 1억6000만명이 해안 침수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지가 불타 20~50%의 생물이 멸종될 정도라고 한다.
만약 지구 온도가 4도 오르면 사용 가능한 물은 절반 가까이 줄고 남극 빙하는 붕괴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 농산물은 최대 35% 감소해 국가 간 식량 전쟁이 벌어지고, 러시아와 동유럽에는 더 이상 눈이 내리지 않으며 재난으로 인해 자본시장이 붕괴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재난이 일상화되고, 그에 따른 양극화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지구 표면 온도가 계속해서 오르면 우리나라 인프라가 감당할 수 없는 폭우, 가뭄 등이 더 빈번하게,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라며 "이는 지난해 강남역 침수 사건보다 더 심각한 일들이 앞으로는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취약계층일수록 극단적 기후 현상에 대한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며 "가난할수록 집 단열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커 난방비 등 전기세가 더 많이 나올 것이고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김원상 기후솔루션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기온 상승으로 지난 수만 년 동안 접촉할 수 없었던 다양한 종들의 서식지가 변할 것이다"라며 "치명적이고 전염성 높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들이 나타나 코로나19 사태보다 더 심각한 제2, 제3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IPCC 보고서에도 "전 지구 지표 온도의 상승을 제한한다 하더라도 해수면 상승이나 남극 빙상 붕괴, 생물다양성의 손실 등 일부 변화들은 불가피하거나 되돌이킬 수 없다"며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급격하거나 비가역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커진다"는 우려가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기후 변화 적응을 위한 인프라 개선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한다"며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의 인프라에 대한 사전 점검 및 조치를 통해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는 산업 부문에서의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하향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감축분은 국외 감축이나 탄소 기술 등을 통해 상쇄한다는 계획인데, 환경 단체 등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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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