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산' 전남서 올해 벌써 축구장 107개 탔다

올 1월~3월 23일 산불 37건, 76.52㏊소실 잠정 집계
2020년 이후 3년간 불에 탄 산림 피해 면적 '눈덩이'
식목일 코앞인데…함평·순천 대형산불, 500여㏊영향

식목일을 앞두고 전남 함평·순천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 이틀째 총력 진화 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 들어 전남도 내에서만 벌써 축구장 107개 면적의 임야가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기후 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 영향으로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도내 산불 피해 규모 역시 가파르게 늘고 있는 실정이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23일까지 전남에서 발생한 산불은 37건, 피해 임야 면적은 76.52㏊(76만5200㎡)에 이른다. 축구장 단일 면적(7140㎡) 기준 107개 꼴이다.

최근 3년간 산불 발생 건수·피해 면적은 ▲2020년 36건·8.19㏊ ▲2021년 32건·18.04㏊ ▲2022년 55건·62.56㏊였다. 소중한 산림 자원 피해 규모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2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산불로 인한 임야 피해 면적은 축구장 231개에 해당한다.

특히 1년째 가뭄이 이어진 올해에는 1분기도 채 지나지 않아 벌써 지난해 피해 규모를 훌쩍 뛰어 넘었다.


식목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함평·순천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올해 피해 규모는 예년 대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전날 낮 12시 19분께 함평군 대동면 한 양봉장 주변 야산에서 쓰레기 소각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산불 영향 구역만 382㏊(추산)에 이른다.

주변 마을 주민 43명이 면사무소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또 복분자 가공식품 공장 4개 동이 모두 탔고, 돼지 축사·비닐하우스 등이 타거나 그을렸다.

같은 날 오후 1시 2분께 순천시 송광면 한 야산에서 난 불로 임야 127㏊가 타거나 그을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근 평촌·산청 마을 81가구, 주민 89명도 긴급 대피했다.

산림 당국이 대응 3단계를 발령, 이틀 째 총력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경사 지형과 바람 영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날 오전 9시 기준 진화율은 60%대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함평·순천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큰 불길을 잡는 대로 잔불 정리, 뒷불 감시 등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산불 피해 급증에 대해서는 "지난해 강수량이 평년을 크게 밑돌고, 기후 변화로 연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소실 면적 역시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산불이 쓰레기 소각, 밭두렁 태우기 등 부주의로 인한 실화(失火)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산림보호법 위반에 대해 엄정 대응한다. 올해에만 산림 인접지 불법 소각 등 위법 사례 46건을 적발해 과태료 1174만 원을 부과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