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지사 유해 10일 봉환…100년만에 고국으로

가족관계등록부 헌정

미스터 션샤인 '유진 초이'역의 실존인물인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9일 미국 뉴욕을 출발해 순국 100년 만에 귀환한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5일 미국 현지로 파견된 유해 봉환반이 현지 추모식 등의 일정을 마치고 황기환 지사의 유해와 함께 현지시간으로 9일 0시50분 뉴욕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황기환 지사의 유해는 10일 오전 9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서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직접 영접할 계획이다. 10일 영접식에는 이회영 선생의 후손인 이종찬 우당교육문화재단 이사장, 김구 선생의 후손인 김 미 백범김구재단 이사장, 윤봉길 의사의 후손인 윤주경 국회의원 등이 참여한다.

황기환 지사 유해 영접은 국기에 대한 경례, 유해 하기(下機), 유해 운구, 분향, 건국훈장 헌정, 유해 봉송 순으로 약 14분간 진행된다.

먼저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국방부 의장병이 비행기에서 황기환 지사의 유해가 담긴 관을 지상으로 모신 뒤, 운구 후 제단에 안치하면 정부를 대표해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분향한다. 이후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이 지난 1995년 황기환 지사에게 추서된 건국훈장 애국장을 헌정한다.

이어 황 지사의 유해를 운구차량으로 다시 운구하고, 경찰차량의 선도를 받아 대전현충원으로 출발한다.



대전현충원에서는 오후 2시부터 현충탑 앞에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각계 대표, 광복회원, 학생, 정부 초청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봉환식을 거행한다.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유해 봉환식은 국민의례, 공적 소개영상 상영, 영현 운구, 헌화 및 분향, 가족관계등록부 헌정, 봉환사, 추모공연, 조총 발사 및 묵념 순으로 약 30분간 진행된다.

공적 소개영상 상영 후 국방부 의장대가 황 지사의 유해를 봉환식장으로 운구해 제단에 안치하면 박 처장이 각계 대표, 정부 초청인사 및 학생 대표들과 함께 헌화·분향한다.

특히 그동안 후손이 없어 무적(無籍)으로 남아있던 황 지사의 가족관계 등록 창설이 최근 완료됨에 따라 박 처장이 순국 100년 만에 완전한 한국인이 된 황 지사의 영현 앞에 가족관계등록부를 헌정한다.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에서 가족관계등록부를 헌정하는 것은 황 지사가 처음이다.


박 처장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외로이 잠드셨던 황기환 지사의 유해를 국민의 염원과 정부의 노력이 하나가 돼 순국 100년 만에 고국으로 모시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황 지사가 꿈에서 그리시던 고국산천에서 영면하실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함에 따라 자원 입대했다. 이후 1919년 6월 프랑스로 귀환해 평화회의 참석 차 파리로 오는 김규식, 김복 등과 함께 독립 선전활동에 종사했다.

1920년 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주재하는 한국선전단 선전국장으로 불문 잡지를 창간해 한국의 독립을 세계 여러 나라에 호소하는 한편, 파리대학 교수인 우락을 초청해 인권옹호회를 조직하고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언론을 통해 한국의 독립을 호소했다.

1921년 4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으로 임명된 그는 '영일동맹과 한국'이란 서적을 편집해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이 제국주의 열강들의 식민지 분할정책에서 비롯된 것임을 비판했다. 또 같은 해 5월 파리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통신부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친우회를 조직해 한국의 외교사업을 후원했고, 7월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부 런던주재외교위원 및 구미위원회에서 활약했다. 이후 그는 1923년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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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