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3년 어린이안전 시행계획 수립·시행
'마약 음료' 재발 않게, 정기적 합동단속 체크
어린이용품 2000개 환경 유해인자 실태 조사
정부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안전펜스(방호울타리)' 설치 여부에 대한 실태조사 및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대전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배승아(9)양과 같은 피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이른바 강남 학원가의 '마약음료'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주변의 정기적 합동점검 모니터를 더욱 강화한다.
어린이 건강 보호를 위해 어린이용품 2000개에 대해 환경유해인자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정책설명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2023년 어린이안전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행계획은 '어린이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최초의 법정계획인 '제1차 어린이안전 종합계획(2022~2026)'에 따라 매년 수립·추진하게 돼 있다.
'어린이안전 최우선 생활환경 개선 및 사회문화 조성'을 목표로 ▲교통안전 ▲식품안전 ▲환경안전 ▲제품안전 ▲시설안전 ▲안전교육 6개 분야별 추진계획을 담았다.
특히 교통안전 분야로 스쿨존 내 어린이 보호설비 설치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8일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초등학교 근처에서 만취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하면서 인도를 걷던 배승아(9) 양이 숨지고 다른 초등생 3명이 다친 사고가 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당시 사고가 난 인도에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펜스가 없었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희망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 담장이나 화단을 옮기는 등 학교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를 설치한다. 통학로 설치가 어려운 경우 양방 통행을 일방통행으로 지정하거나 등하교 시간대 차량 통행을 제한하도록 할 방침이다.
허승범 행안부 안전개선과장은 "(예기치 못한) 특정 사고를 막을 수 있냐 없느냐를 말하기는 어렵다. 스쿨존 내 법적으로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표시판 외에 방호 울타리와 무인 단속기 등 보호시설은 현지 사정에 따라 인근 주민들과 협의해 설치하게 돼 있다"면서도 "지난 3월에 마련해 지자체에 배포한 매뉴얼대로 보호시설을 설치했는지 여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안전 분야는 학교 주변 마약음료 사건의 유사 피해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시행 중인 합동점검의 모니터는 강화한다. 허 과장은 "현재 이슈되는 사건들을 (범정부 차원에서) 점검하고 있고 각 부처별로 분기·반기별 진행하는 합동단속이 잘 진행됐는지를 체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를 통해 위생·안전과 식생활교육 분야별 우수 급식 관리 콘텐츠를 표준화한다. 학교·유치원 집단급식소와 식재료 공급업체 등을 대상으로 식중독 예방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점검을 2차례 진행한다.
환경안전 분야는 다음달부터 어린이용품 2000개에 대해 환경유해인자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환경보건법이 적용되지 않는 시설인 지역아동센터 등 600개소를 대상으로 환경안전진단과 어린이활동공간 관리방법 교육 등 맞춤형 상담도 벌인다.
제품안전 분야로는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주택단지와 도시공원 등의 장소를 수목원·과학관 등까지로 확대한다. 물놀이기구 등 주요 어린이제품의 안전기준도 연내 개정한다.
시설안전과 안전교육 분야로는 정부에서 무료로 지원하는 어린이이용시설 종사자 안전교육 대상을 기존 소규모시설과 읍·면 지역 시설 종사자 중심에서 학원 종사자까지 확대한다. 가상현실(VR)·확장가상세계(메타버스)를 활용해 안전교육 콘텐츠도 개발·보급한다.
조상명 행안부 안전정책실장은 "최근 일상에서 어린이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면서 "관계기관과 함께 어린이안전 시행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교통안전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어린이가 안전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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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