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2023년 대한민국 안전대(大)전환 계획 발표
오늘부터 61일간…주민신청제로 점검대상 더 늘 듯
'정자교 붕괴 여파'에 캔틸레버 구조 교량 전수점검
'부실점검 없게' 이력관리 실시…이행실태 감찰 병행
정부가 17일부터 61일간 전국적으로 최소 2만6000여 곳에 대한 안전진단에 나선다. 특히 지난 5일 붕괴한 경기 성남시 정자교와 같은 '캔틸레버(외팔보)' 구조의 교량에 대해 전수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주민이 진단이 필요하다고 신청하면 추가점검을 나서는 '주민점검신청제'가 본격 시행돼 점검 대상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2023년 대한민국 안전대(大)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안전대전환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 재난을 미리 막자는 취지에서 2015년 '안전대진단'으로 시작돼 지난해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올해는 이날부터 6월16일까지 61일간 점검하게 된다. 29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 120개 각급 공공기관, 17개 민간단체 등이 참여한다.
점검 대상 수는 2만6513곳이다. 공공 49.6%, 민간 50.4%다. 국민 의견 수렴과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최근 사고가 발생했거나 노후화가 심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된 곳들이다.
부처별로는 ▲산림청 1333곳 ▲환경부 793곳 ▲국토교통부 750곳 ▲해양수산부 717곳 ▲해양경찰청 533곳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37곳 ▲고용노동부 400곳 ▲식품의약품안전처 380곳 ▲소방청 228곳 ▲법무부 204곳 ▲교육부 191곳 ▲경찰청 172곳 ▲문화체육관광부 132곳 등이다.
17개 시·도별로는 ▲서울 2389곳 ▲경기 2026곳 ▲경북 1873곳 ▲경남 1805곳 ▲충남 1650곳 ▲전북 1553곳 ▲전남 1432곳 ▲부산 1394곳 ▲충북 1088곳 ▲강원 1012곳 ▲광주 763곳 ▲울산 556곳 ▲대전 498곳 ▲제주 418곳 ▲대구·인천 각 392곳 ▲세종 106곳 등이다.
분야별로는 ▲교량·터널 등 도로시설 2499곳 ▲산사태 위험지역 2535곳 ▲건설현장 1841곳 ▲숙박·민박시설 1551곳 ▲위험물취급시설 893곳 ▲공연·경기장 및 짚라인·ATV 등 민간레저시설 710여 곳 ▲가스·전력시설 274곳 ▲전통시장 265곳 ▲물류시설 126곳 ▲어린이집 102곳 등이다.
특히 정자교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캔틸레버' 구조로 설치된 교량 보행로를 추가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경찰 수사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안전 보완대책도 강구한다.
현재 국내 교량 2만7823곳 중 C급등은 3719곳이 있다. 한쪽만 지지대가 있는 캔틸레버 구조의 교량이 몇 개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고광완 행안부 재난협력정책관은 "이번 점검기간 동안 지자체별로 캔틸레버 구조의 교량이 몇 개인지를 파악해 점검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라며 "C등급 이하인 경우 정밀점검을 실시토록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정자교 붕괴와 관련해 국민 우려가 크신 것 같고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입장에서도 굉장히 우려하는 바 가 크다"면서 "국토부에서 발족·운영 중인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의 결과에 따라 제도개선 과제가 발굴될 것으로 기대하며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그에 따라 좀 더 (개선)부분을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시범 실시한 주민점검신청제가 본격 시행된다. 이 제도는 주민이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시설·대상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민간단체 등과 함께 검토한 후 추가점검을 진행하는 것으로, 점검 과정에는 주민을 참여시켜 점검의 실효성도 높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점검 대상 수는 2만6513곳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현재까지 주민들로부터 신청·접수받은 건수는 286곳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주민이 신청한 396곳을 포함해 총 2만6363곳을 점검해 이 중 1만48곳(38.1%)의 위험 요인을 찾아낸 바 있다. 5017곳(49.9%)은 현지 시정을 완료했고 4939곳(49.2%)은 보수·보강을, 92곳(0.9%)은 정밀안전진단을 벌였다.
김 본부장은 "주로 생활 주변의 마을회관, 경로당, 산사태 위험지역 등 286곳에 대한 점검신청이 들어와 점검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라며 "점검 기간 추가로 신고가 들어오면 적극 반영해 (점검을)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겉핥기식의 부실 점검을 막기 위해 점검 대상 선정부터 후속 조치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이력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소관 시설물에 대해 기관장이 점검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기관장 책임제'로 하되, 공공 부문에서 발생한 중대 재해라면 기관장도 책임 대상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별도의 패널티를 매기진 않는다. 김 본부장은 "최근 안전 사고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기에 기관장의 직접 및 적극적인 점검 참여를 강조하는 것으로 다른 페널티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대한건축사협회를 비롯한 17개 전문가단체와 협력해 3000여 명의 민간 전문가 및 자격증 보유 인력 풀(POOL)을 구성해 참여시킨다. 드론과 열화상카메라 등 첨단 점검장비도 적극 활용한다.
점검 이행실태에 대해서는 안전감찰을 벌여 허위·부실이 확인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감찰은 감찰반을 꾸려 보수·보강 등 후속 조치 이행 여부를 살펴보게 되며 필요 시 불시에 시행한다.
행안부는 긴급하게 보수·보강이 필요하면 재난안전특별교부세를 지원할 예정이다. 장기간 소요되는 경우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관리시스템을 통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게 된다.
점검 결과는 '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safewatch.safemap.go.kr)'을 통해 낱낱이 공개한다.
아울러 국민이 자율적으로 안전점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집중 홍보한다.
올해 처음으로 안전대전환 이미지를 작성해 TV·라디오와 SNS는 물론 전국 편의점 계산대 모니터와 같은 생활밀접 매체를 통해 적극 알리기로 했다. 전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6만8000여 명의 지역자율방재단을 비롯한 민간단체와 합동 캠페인도 전개한다.
김 본부장은 "국가안전대진단이라는 타이틀로 2015년부터 진행돼 많게는 40만 곳까지 점검한 적이 있었다. 형식적이란 지적과 함께 실질적으로 기관에서 굉장히 버거운 측면이 있었다"며 "점검 대상 수 증감은 전문가 인력 풀 확보 등 여러 변수를 감안해 정해야 되는데 기관의 협조를 받아 올해 수준의 점검·평가를 하는 게 적절하고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점검한 2만6000여 곳 중 4000곳 정도를 보수·보강했는데 매년 그 정도의 보수·보강을 한다는 것은 나름대로의 성과이며 (점검의)효과가 있다고 본다"면서 "앞으로도 각 기관에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독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여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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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