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세월호 참사 9주기를 맞아 일제히 추모 논평을 내놨다. 참사 이후 안전 대책을 놓고선 온도차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안전과 제도 개선에 방점을 맞춘 반면 민주당은 '각자도생 사회로 회귀하고 있다'며 안전불감증 논란에 휩싸인 현 정권을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같은날 오전 논평을 내어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준 기억은 엄중하다. 일상에서의 안전은 저절로 지켜지지 않으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최선을 다할 때만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의미로 제정된 '국민안전의 날이기도 하다. 사회 전반의 안전을 점검하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해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깅 수석대변인은 "팽목항 인근에 건립 중인 '국민해양안전관'이 오는 10월에 개관하게 된다. 그곳에 먼저 어머니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돼 바다를 앞둔 자리에 앉아있다"며 "그 어머니의 기다림은 이제 우리 국민 모두의 기억이 됐다"고도 애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9년 전 그날 진도 앞바다에 국가는 없었다"며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만 했다. 그러나 각자도생 사회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고 여권을 비판했다.
그는 "아이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다. 아이들은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이고,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남겼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국가의 최우선 책무임을 일깨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한 톨의 의혹도 남기지 말자는 유가족들의 외침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시대적 과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제1의무"라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일을 포함해 나라가 나라다울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내고 "9년 전 오늘, '가만히 있으라'는 무책임한 말에 304명의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었다"며 "대한민국은 또다시 국가의 책임을 외면한 채 159명의 젊은 생명을 떠나보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9년이 지난 지금 국가는 달라졌는가, 대한민국은 안전한가"라며 "더 이상 비극적 사회적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그날의 약속과 책임을 끝까지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패이스북에 "정부와 국회는 세월호의 아픔에 당리당략으로 접근하는 그 어떤 시도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디고 가혹한 9년의 시간 앞에 우리는 여전히 죄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가 던진 질문에 제대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가 게으르고 무능한 탓에 또다시 이태원 참사까지 발생했다"고도 했다.
이어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기업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묻고 강화하는 일, 행정의 실수와 관행이라 불리우는 잘못들의 축적이 낳은 재난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 시스템. 수많은 목숨을 바치고도 달라졌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향해 "무한한 책임감으로 답을 내겠노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들에 대한 2차가해도 즉각 멈춰야 한다. 유가족들을 공격하는 반인륜적 행위에 행정당국이 막아서지 못할망정 그 일들에 먼저 나서고 부추겨서야 되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세월호 9주기 추모 행사에 일제히 참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경기 안산시 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을 찾았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인천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9주기 추모식에 참여했다.
다만 여야 지도부는 관련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김기현 대표는 행사 직후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도 약식 질의응답에 응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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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