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피해액 변제 완전히 합의 안 돼, 범행후 외국으로 도주"
미국인 "전동차에 그라피티 그리는 것 심각성 알지 못해"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에 잠입해 전동차에 '그라피티(graffiti)'를 그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미국인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인천지검은 17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곽경평)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수재물손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공동주거침입) 등 6개 혐의로 구속기소된 미국 국적 A(27)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액이 4320만원에 달하는데도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범행 시각을 보면 불법적 행태임을 명백히 인식한 점, 범행 이후 외국으로 도주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철도공사에 재산상 피해를 입히고 공공질서를 위험에 빠뜨린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추후 작품을 판매하는 등 재원을 마련해 합의하지 못한 피해회사 2곳과 합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씨는 통역을 통해 "허가 없이 전동차에 그라피티를 그리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공범인 이탈리아 국적 B(28)씨와 함께 서울·인천·대전·부산 등 전국 지하철 차량기지 9곳에 잠입해 래커 스프레이로 전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차량기지 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A씨와 B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12일 루마니아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혀 국내로 강제송환됐고, B씨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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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