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마약음료' 보강수사 본격 착수…중국 거주 '윗선' 규명 총력

중국 소재 윗선 추적하는 수사에 공조
구속 송치된 이들 보강수사 계속 진행

검찰이 '마약음료' 사건을 송치 받아 보강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찰은 경찰과 협력해 중국에 있는 것으로 조사된 '윗선'도 수사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사건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전날 길모(25·구속)씨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이 길씨 등을 구속해서 송치한 당일에 바로 조사에 나선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 4일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음료수 시음 행사를 가장, '마약음료'가 배포돼 피해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마약 성분이 들어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을 갈취하겠다는 취지의 범행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은 마약과 보이스피싱이 결합된 신종 범죄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길씨는 마약 음료·제조·유통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이 외에도 이 사건을 기획한 이들과 협박 전화를 위한 보이스피싱 조직도 개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을 기획하고 진행한 이들은 이모(25)씨 등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 등은 중국에서 길씨에게 마약 음료의 원재료를 국제 택배로 발송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 등은 마약을 별도 유통 조직을 통해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직은 A씨에게 마약을 박모(35·별건 체포 및 구속)씨에게 공급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이를 길씨에게 건넸고, 길씨가 이 마약을 통해 제조한 음료를 판촉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한 것으로 경찰은 조사했다.

이씨 등은 번호 변작 중계기, 일명 전화집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대포선 회선 할당을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방식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김모(39·구속)씨가 중계기 관리·운영책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단계에서 검거된 이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검찰과 경찰은 마약 음료 피싱 조직의 상선인 이씨 등을 검거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송치된 길씨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방법, 공모 과정 등을 캐물어 사건 기록을 보강할 계획이다.

경찰 단계 구속 기간은 10일이기 때문에, 검찰(최대 20일 구속)은 비교적 장시간 동안 확보한 자료를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관련자 진술도 더 많이 청취하고 조서를 작성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추가 강제수사를 진행한다.

또 이씨 등이 중국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국제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검찰은 경찰과 협력해 국제 공조를 통한 검거 작업도 진행한다. 이씨는 한국 국적이고, 현재 여권 무효화 조치가 진행 중이다.

경찰도 현재까지 검거되지 않은 피의자를 추적하는 수사를 지속할 계획인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필요한 영장 청구 등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피의자들의 별건 보이스피싱 등 여죄 수사도 협력해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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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