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박능후·허태정 뺐다" 대전 어린이재활병원 시비

5월 말 개원 예정인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설치된 기념물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 서구을) 의원실은 2일 보도자료를 내어 "병원 1층에 2020년 기공식 당시 각계각층에서 보낸 응원 메시지들을 기념타일로 만든 기념물이 설치됐는데, 대전시가 허태정 전 시장과 박범계 의원,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이름이 적힌 타일을 붙이지 못하도록 했다"고 알렸다.

대전에 전국 최초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이 설립되는 데 역할을 한 박 의원이나 허태정 시장, 박능후 전 장관 등 민주당 소속 공로자들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뺐다는 주장이다.

박 의원실은 "순수한 목적으로 건립되는 병원을 정치적 사안으로 바라보고 전 정권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애쓰는 형국"이라며 "대전시의 옹졸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어린이재활병원은 (중증장애아동인) 건우 아빠 김동석 '토닥토닥' 대표가 국회에 지원을 요청하다 박 의원을 만나게됐고, 박 의원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간담회를 주선해 2017년 대통령후보 공약에 반영되면서 예산도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건립을 위해 법안까지 내고 재정 지원을 해 준 분들의 메시지를 빼는 것은 정치적 사안으로 접근해 흔적을 지우려는 현대판 분서갱유로 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기념물은 기공식에 참석한 장애인 가족 등의 응원문구를 받아 제작한 손바닥 크기의 타일 100여개로 이뤄진 것으로 무장애놀이터에 설치됐다.

대전시는 병원건립 목적에 맞도록 순수하게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만 담으려했을 뿐인데, 정치적 공방으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김기호 시 장애인 복지과장은 "공공건물을 내가 만든 것처럼 하면 되겠느냐. 순수하게 기공식에 참여했던 장애인 가족 등 시민들의 응원문구 만으로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아울러 "앞으로 병원건립에 기여한 분에 대한 표창과 함께 기부자 등을 기리는 벽(도너 월) 같은 것을 만드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서구 관저동에 지하 2층, 지상 5층, 낮 병동 20병상을 포함한 70병상 규모로 조성되며, 국비와 후원금이 각 100억원, 시비 294억원 등 494억원이 투입됐다.

애초 3월 말 개원 예정이었으나 재활의학의와 당직의 등 의사 구인난과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지연 등의 이유로 개원이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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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