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곧 김익래 수사 촉구 진정 제출…명예회복할 것"

"혐의점 나오면 피해자 모아 손배소도"
"상속세 피하려고 공매도로 주가 눌러"
"비밀 사무실 없다…피해자 설명 자리"
"내 안위 안 중요해…임창정은 피해자"

소시에테제네랄증권(SG)발(發)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중 수사당국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수사해달라는 진정을 제출하기로 했다.



라 대표는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르면) 오늘 내일 중 진정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그에 대해 조사를 해서 혐의점이 나오면 (추가) 고소를 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라 대표는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고, 이후 매수자가 대규모 반대매매를 일으키는 매도 물량을 내놔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라 대표는 이 과정에서 매수자뿐만 아니라 김 회장이 공매도로 시세차익을 봤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다.

그는 이날도 김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주가를 낮추기 위해 공매도를 했고, SG증권에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가 발생해 주가가 폭락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이를 '하략형 주가조작'이라고 강조하면서, 자신은 저평가된 주식에 투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라 대표는 "우리 작전세력 안에서 배신자가 나와서 그걸(반대매매) 때렸다고 하기에는 그 물량이 (감당이 안 된다)"며 "평균 일일 거래량의 2배 넘는 물량이 모든 종목에 걸쳐서 (20분 사이) 나왔다는 건 이상 매매니 그 거래내역을 분석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지금 갖고 있던 회사들은 전부다 하락형 주가조작(이 된 셈)"이라며 "다우데이타의 경우 적정 밸류(가치)가 10조원이라면 내야할 상속세가 조단위다. 그래서 주가가 빠지길 원한 거고 아직 뇌피셜(추측)이지만 키움증권을 이용해 주가를 눌렀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별도로 투자 피해자들을 모아 김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투자 피해자들은 라 대표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거나 준비 중인 상태다.

아울러 라 대표는 검찰이 압수수색한 이른바 '비밀 사무실'에 대해 "비밀 사무실은 없다"며 "피해자들이 와서 피해현황을 알고 싶다고 해서 피해자들을 모아놓고 설명하던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검찰의 피의자 소환 조사 통지는 아직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전날(3일)과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서울 잠실 롯데타워 시그니엘에 있는 라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사무실에서 라 대표는 프로골퍼 출신 안모씨, 측근 변모씨 등과 투자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 대표는 또 '통정거래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안 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나는 모르겠으니까 (검찰) 그분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로 투자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저평가 우량주에 투자했을 뿐 거래 가격을 미리 정해 놓고 주식을 사고 파는 통정매매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라 대표는 수사를 통해 공매도 계좌 소유주를 확인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불을 질렀으면 방화범이 누구인지를 찾아야 손해배상을 받는다든지 풀어질 것"이라며 "나는 내 안위가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찌됐든 너무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이번 폭락은 우리 내부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나 또한 손해를 입었기에 꼭 (진상을) 밝혀서 피해보상을 이끌어내고 내 명예도 회복하고 싶다"고 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김 회장은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달 24일 자신의 키움증권 계좌에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에 대한 매매대금 605억4300만원이 입금된 거래명세서를 공개했다. 그는 "블록딜은 같은달 5일 외국계 증권사들을 상대로 접촉이 이뤄졌으며, 주관사로 선정된 한 곳이 자체 실사와 법률 검토 과정을 거쳐 지난달 19일 내부 심의를 완료하자 거래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수 겸 배우 임창정에 대해선 "내가 가해자이고 그분이 피해자라고 100번 얘기했는데 가십거리들만 나오니까 짜증난다"며 "말해도 의미가 없다"고 엄호했다.

라 대표는 "임창정과 연락은 되는데, 너무 죄송하다"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질문은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분들이 사실 피해자가 맞지 않느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폭락사태는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하면서 알려졌다.

그달 27일까지 나흘간 폭락으로 8개 종목 시가총액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라 대표 등이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