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시다 '유감표명'에 "속국 외교" vs "믿어보자"

7일 서울 곳곳서 시민단체들 규탄·환영 집회
시민들 역시 "이게 외교냐" vs "나름의 성과"
온라인서도 "日 차원 사과를" vs "믿어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 결과물을 두고 시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기시다 총리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유감 표명'을 두고 반발이 거센데, 이를 소기의 성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관련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된 많은 분들이 매우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상회담 전에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도 방문했다.

기시다 총리 방한 전부터 시민사회단체는 일본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와 환영의 목소리를 번갈아 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범 기업의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배상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경고 ▲한미일 군사동맹 중단 등을 촉구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를 총칼로 짓밟아 식민 지배, 강제동원, 학살한 일본 정부 수장이 어떻게 사죄 한 마디 없이 현충원을 방문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신자유연대는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린 대통령실 인근에서 '한미일 군사 동맹 강화', '기시다 총리 답방 환영' 등 구호를 외치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기시다 총리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유감 표명'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조모씨(29)는 "이번 한일정상회담뿐만 아니라 수차례의 정상회담을 보며 이 정부의 외교를 외교라고 부를 수 있느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송모씨(30)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 현지시찰단을 보내기로 합의한 것은 나름의 성과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도 상반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개인의 발언이 아니라 국가 차원 사과를 원하는 것", "이게 속국 외교가 아니면 뭔가", "백범 김구 선생이 일본인들보다 매국노를 더 싫어하신 게 이해 간다", "현충원에 일장기가 걸리다니 조상님들이 놀라서 벌떡 일어나시겠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기시다 총리의 유감 표명을 소기의 성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또 다른 온라인 게시판에는 "한일관계정상화는 필요한 일이다", "현안들에 대해 일단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하니 믿어보자" 등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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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