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당내 단합과 통합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평산책방과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서영교, 장경태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광온 원대대표,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김두관 의원 등도 함께했다.

권칠승 원내수석대변인은 약 5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차담에서 문 전 대통령이 이 대표와 지도부에게 "최근 국내외 여러가지 어려운 사정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는데 민주당이 더 단합하고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어려움들을 타개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문 전 대통령의 당부에 "당내에서도 다 그런 차원에서 하나가 되자고 하는 게 의원들 당원들 다수 의견"이라고 답했다. 답변에 앞서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손을 맞잡기도 했다고 권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야당 사무실 방문과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 합의 등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있어서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라며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제 과거의 역동성을 회복해서 젊은 층에게 더 사랑받는 정당으로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평가 등에 관해서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권 수석대변인은 김정숙 여사도 차담 중간에 참석해 "가끔씩 서울 소식이 궁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차담 뒤에 기자들과 만나 여야 협치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야간 대화도 복원하고 정치도 복원해야죠"라고 답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사저를 방문하기 앞서 지난달 25일 문을 연 평산책방을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분홍색 셔츠에 평산책방이 적힌 베이지색 앞치마를 두르고 지도부를 맞이했다.

이날 평산책방 앞에는 문 전 대통령의 퇴임 1주년을 기념해 1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앞치마를 두르고 일일 책방지기로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에게 바코드 사용법을 직접 설명하면서 손님을 함께 맞이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자 '기술의 충돌', '같이 가면 길이 된다', '한국과학문명사', '아버지의 해방일지',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기술의 충돌', '한국과학문명사', '아버지의 해방일지', '같이가면 길이 된다' 등 4권을 구매했다. 박 원내대표는 '차이에 관한 생각', '차별하지 않는다', '지극히 사적인 네팔' 등 3권을 구매했다.

이날 한정애, 황희, 임종성, 김영주, 이인영, 전해철, 윤건영, 유은혜, 진선미, 강경화, 도종환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도 평산책방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예방을 마친 뒤 페이스북을 통해 "단합하고 통합하라는 말씀, 더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직접 나와 맞이해주신 너른 마음 씀씀이에 날씨만큼이나 마음도 따뜻해졌다"며 "민주당이 단합해 국가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는 당부 말씀에 지도부 모두가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화는 정치인에게 일종의 의무라는 문 전 대통령의 말도 잘 새기겠다"며 "당 안에서 건 당 밖에서 건,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주신 따뜻한 마음을 깊이 간직하며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굳게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