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외모 비하하고 폭언까지"…공립유치원 관리자 갑질실태 보니

전교조 경북지부, 도내 공립유치원 교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경북도내 공립유치원에서 관리자의 과도한 업무개입과 갑질로 교사들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전교조가 반발하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는 17일, "도내 공립유치원 교사 170여명이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 연간 180일 기준 수업일 수를 따르는 곳은 1곳에 불과했고 180일~189일 사이가 43%, 190일 이상이 39.4%, 200일이 넘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5.8%로 나타났다"며 "최장 260일 원생과 교사가 근무하고 있다는 답변도 있었다"고 밝혔다.

수업일 수와 관련해 전교조는 "법령에 따라 구성원들과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쳐 합리적으로 결정돼야 하나 응답자의 62%는 '관리자(원장, 원감)의 일방적 결정', '나도 모르게 정해진다'고 응답했으며 방학 중 운영되는 계절유치원 운영일도 76%의 응답자가 '관리자의 독단으로 결정된다'고 답했다"며 "유치원 구성원이 민주적으로 합의했더라도 지역교육청이 개입해 유치원 운영 일수를 조정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유치원 방과후 강사료가 초중등과 비교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돼 강사 채용이 어려운데 강사 채용으로 방과후과정이 운영되는 비율은 6%가 채 되지 않고 있다"며 "방과후 과정 대부분이 정교사 윤번제나 부분 윤번제로 운영되고 있어 교사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방학 중 단체 급·간식을 위생 및 조리의 비전문가인 유치원교사가 하도록 교육청, 원장, 원감들이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전교조는 특히 "응답자 중 37%는 관리자로부터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며 "교사의 외모를 비난하거나 사생활에 대한 평가, 비아냥, 폭언, 고성으로 구성원을 다그치는 등 교사를 인격적으로 하대하며 무시하는 내용의 충격적인 답변도 있었다"고 밝혔다.

개인적인 심부름, 늦은 시간 전화로 업무 전달, 교사의 교육활동에 대한 과도한 개입, 교사의 행정 업무 및 수업 지원에 대한 요구에 대해서는 '관리자는 그런 거 하는 거 아니다'라며 책임을 해태하는 이중적인 모습 등의 사례도 소개했다.

전교조 경북지부 유치원위원회 김미경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로 관리자의 과도한 개입과 갑질이 유치원 특유의 문화로 자리 잡아 교사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경북교육청이 근본 해결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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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