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사태에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해"
"尹처럼 하지 않으면 돼…국민 눈에 닮아 보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오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을 앞두고 "노 대통령 앞에서 민주당은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 없다"고 22일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4·19를 앞두고 민주당이 4·19 역사 앞에 얼마나 떳떳한가 자문한 바 있다"며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친 이들의 뒤를 잇겠다는 민주당 안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터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은 노무현 14주기 서거일이다. 야당이지만 거대 의석수를 지닌 제1당으로써 노 대통령 앞에 기쁜 마음으로 서야 하지만, 그 괴로움은 4.19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자신을 희생해 모두를 살린 대통령 앞에서 우리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 없다"며 "이번 코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했다. 누구나 잘못할 수는 있다. 다만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윤석열 대통령에 빗대 비판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나쁜 선례를 윤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며 "첫째, 자신의 잘못 인정하기보다 왜 내 말을 믿지 않느냐며 윽박지른다. 둘째, 민심의 잣대가 아닌 법의 잣대로만 세상을 판단한다. 셋째, 내 탓이 아닌 늘 남 탓에 여념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무능과 독선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된다"며 "하지만 코인 사태에서 비춰진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 윤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 보였다"고 꼬집었다.
계속해서 민주당을 겨냥해 "첫째,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질렀다. 민주당의 쇄신을 외친 청년 정치인들을 8적,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을 퍼부었다"며 "둘째, 코인투자가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말한다. 국회의원에게 개인 권리를 제한하는 겸직 금지, 재산공개라는 제도 왜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또 "셋째, 검찰의 야비한 표적 수사의 결과물이라 말한다.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 판단은 우리가 아닌 국민에게 맡겨야 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은 바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 내놓았다. 권력자는 정치인에게 없는 죄도 만들어 죽이려 들지만 그 정치인을 살려내는 건 국민"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목표가 단순한 선거 승리가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 폭주를 누군가는 막아주길 국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이 아닌 민주당을 살리는 일에만 전념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된다. 노 대통령처럼 하면 된다"며 "노 대통령 14주기 서거일 앞두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금 우리 스스로 정직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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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