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선진화특별위는 정부 비판 감추려는 도구"
시민모임, 공동변호인단 꾸려 보수단체 고발에 대응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단체가 시민단체를 겨냥한 일부 보수 언론과 여당의 잇단 공세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국면 전환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원 단체는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한 유족에게 '보상금 20% 반환 약정 이행'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여당이 시민단체 압박 공세를 펼쳐 '굴욕외교'를 모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단체도 여당이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를 꾸린 것에 대해 단체 정상화를 구실로 정부 비판 목소리를 억제하려 한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시민단체 압박, 정부 굴욕외교 모면하려는 저의"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31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의 분노는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를 향할 것이 아니라 사죄조차 없는 전범국 일본을 향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전범국 일본에는 한없이 고분고분하던 윤석열 정권은 보수언론들이 가세해 연일 시민모임 때리기에 나서자, 피해자들의 인권 회복에 앞장선 단체에 온갖 악담을 퍼붓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가 시민단체를 압박하는 것은 "대일 저자세, 굴욕, 굴종 외교로 궁색한 처지에 몰리자 애먼 시민단체를 표적 삼아 국면 전환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이 임박한 상황에서 윤 정권에 비판적인 시민단체에 재갈을 물리고 시선을 돌리려는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도 했다.
◆ 보수언론·단체, 시민모임 도덕성 흠집내기에 여당 가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2012년부터 미쓰비시중공업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5명(양금덕·이동련·박해옥·김성주·김중곤)이 원고로 참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주도, 2018년 전범기업 배상금 지급이라는 대법원 승소를 이끌었다.
당시 시민모임은 손배소송 원고 5명과 함께 "배상시 보상금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시민모임에 교부한다"는 약정을 맺었다. 약정서엔 '일제 피해자 인권 지원 사업과 역사적 기념 사업'이라는 사용 목적이 담겼다.
그러나 최근 약정금을 두고 '기부금 중 극히 일부만 피해자 지원에 썼다'는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 보수단체는 약정금 요구를 두고 시민모임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변호사법'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가세해 시민단체 감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 시민단체 "시민단체 정상화를 가장한 정부 비판 목소리 억제" 비판
시민단체는 '선진화 특별위'를 두고 시민단체 정상화를 가장한 정부 비판 목소리를 억제하려는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기우식 참여자치 21 사무처장은 "약정서 내용은 참혹한 인권 유린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필요한 공익적인 사업비 마련을 담고 있다"며 "특히 피해 당사자가 동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그 고귀한 뜻이 존중돼야 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이들을 지원하지 못하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이 위원회 발족은 정부 정책 반대 목소리를 단체를 옥죄려는 낮은 수준의 도발"이라며 "여당은 정치·경제·사회·외교·국방 문제 정상화부터 먼저 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모임은 일부 보수단체의 고발에 대해 공동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할 방침이다.
변호인단은 서울지검에 고발장 열람 신청을 요청하는 한편 공소시효 만료 등을 근거로 해당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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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무안 / 김중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