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신뢰성'…시찰단 "정밀하게 확인해 나갈 것"
시료 채취 대신 현장 점검…"시연통해 분석 과정 확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은 31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시설을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또 시찰단 21명의 명단도 모두 공개했다.
시찰단을 이끈 유국희 단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활동 내용을 설명했다. 유 단장은 "시찰단은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핵심 주요 설비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측정확인용 설비(K4탱크군), 방출(이송·희석·방출) 설비와 중앙감시제어실, 화학분석동(방사능분석실험실)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고 밝혔다.
ALPS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삼중수소 제외)을 제거하기 위한 설비다. 시찰단은 ALPS 운영 이후 주요 고장사례와 조치사항 등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자료에 대한 정밀 분석과 함께 ALPS 유지관리 계획 등을 추가 확보해 종합적으로 ALPS 성능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4탱크군은 방사성핵종의 농도를 측정해 배출기준 만족여부를 확인하는 설비다. 시찰단은 탱크간 오염수를 순환시키는 순환펌프의 설치상태, 순환계통 성능 확인을 위한 시험·점검 기록지 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송설비의 경우 "긴급차단밸브의 구동력 상실시 밸브가 자동 닫힘으로 설계되었고 추가적으로 수동 차단밸브가 설치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희석·방출설비는 삼중수소 배출목표치(1,500Bq/L)에 맞도록 해수와 오염수가 희석되고 있는지, 해수이송펌프가 희석목표를 만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용량(1대당 7,086m3/hr)으로 설계됐는지를 확인했다.
중앙감시제어실에서는 주요 설비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어의 적정성과 이상상황 발생시 경보 및 오염수 방출을 긴급차단할 수 있는지를 중점 점검했다고 밝혔다. 시찰단은 앞으로 이송희석방출 설비에 대한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검사 등을 통해 감시제어기능 적절성을 종합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화학분석동에서는 38대의 분석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분석과정이 절차화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방사선영향평가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과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기준에 따라 지표생물 등을 선정해 평가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시찰단은 마지막으로 "이번 시찰은 현장 직접 확인과 보다 구체적인 자료확보를 통해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다"면서 "보다 정밀한 판단을 위해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문제는 '신뢰성'…시찰단 "정밀하게 확인해 나갈 것"
이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방점을 찍은 건 과연 일본이 전달한 자료를 신뢰할 수 있냐는 것이다.
유 단장은 신뢰도 부분은 "저희가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부분"이라며 "시료를 떠서 분석하고 측정하는 단계까지 데이터와 관련된 부분에 대한 관리가 어떻게 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저희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자료를 요구한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시찰 기간 오염수(Treated Water) 시료를 직접 채취하지 않은 데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충분히 대체할 만한 점검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도쿄전력 내 '화학분석동'에서 "현장에서 시료 정보와 시료 측정까지의 단계를 현장 시연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오염수 방출) 계획 그리고 조치사항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입증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현장에서 보고 자료를 요구하고 추가적으로 정밀 분석하겠다"고 했다.
브리핑에 동행한 김대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장은 "(화학분석동에서) 오염수 처리수에 대해서 증류를 통해서 삼중수소를 분석하는 과정을 시연을 통해서 확인하였다"고 부연하며 "그 결과가 분석실로 전달되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거듭된 시료 채취 질문에는 국제원자력기국(IAEA) 주관 하에 지난 2월 시료를 떴으며 교차 검증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값은 상세하게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료 채취 시점은 기술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유 단장은 밝혔다.
유 단장은 또 일본의 '30년 방출' 계획에 대해 "30년 이상 갈 수도 있다는 가정도 포함해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장 시찰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며 이번 시찰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에 대한 정밀분석 등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했다.
한편 시찰단은 이날 21명의 단원을 모두 공개했다. 야권에서는 시찰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깜깜이 시찰이라는 비판이 불거지기도 했다. 정부는 단원들이 심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고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시찰단원은 유 단장을 포함해 강유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연구원, 김대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책임연구원, 김석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연구부 책임연구원, 김선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계·재료평가실 책임연구원, 김성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폐기물평가실 책임연구원, 김정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구조·부지평가실 선임연구원, 김철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책임연구원, 김현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선임연구원, 신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해외규제기술지원사업 책임연구원, 신호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계측·제어전기평가실 책임연구원, 장재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위원 책임연구원, 정구영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원자력안전본부 책임연구원, 정수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규제정책실 책임연구원, 정승영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전문위원 책임연구원, 정윤형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교육운영실 위촉규제원, 채규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선임연구원, 최나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사선·폐기물평가실 연구원, 최석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책임연구원, 최영성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혁신전략센터 책임연구원, 한승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환경방사능평가실 연구원 등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