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4관왕' 男 사이클 선수…180㎝·72㎏
'아름다운 도전' vs '대회 형평성' 논란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38)씨가 3일 강원도 양양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3종목에 출사표를 던졌다.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국내 최초 참가다.
강원 철원군에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운영하는 나씨는 주민등록상 여성이다. 지난해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 1년도 지나지 않았다.
나씨의 도민체전 출전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의견과 '대회 형평성 문제'라는 논란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어린 시절 여성이 되고 싶었던 나씨는 성전환 수술비를 모아 지난해 10월 수술을 받았다. 성별을 바꾼 후 자신이 사랑하는 '사이클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나씨의 당당한 도전에 일부 시민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반대로 일반 여성보다 신체 조건이 뛰어난 나씨가 출전하면 대회를 준비한 다른 여성 선수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36년간 남성으로 살아와 180㎝, 몸무게 72㎏의 건장한 신체조건과 근육과 근력에 영향을 미치는 골격근량은 32.7㎏으로 일반 여성 평균 20∼22㎏보다 10㎏이상 차이난다.
또 남성이던 2012년 제 47회 강원도민 체육대회에서 남자 일반1부 1㎞ 독주와 4㎞ 개인 주발 등 사이클 경기 4개 부문에서 우승한 전력이 있다. 사이클은 남자 선수 기록이 여자 선수들 보다 뛰어난 것이 일반적이다.
비슷한 사례로 지난 3월 영국 트랜스젠더 사이클선수 에밀리 브리지스는 국제 사이클 연맹으로부터 "다른 여자 선수들과 형평성 문제로 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통보 받았다.
도민 체전 등 전국체전 출전 규정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남녀' 외에 트랜스젠더에 관한 내용은 없다.
나씨는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남녀로 정해진 출전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강조했다.
이어 "경기에서 체급을 나누는 것처럼 성소수자들을 제3의 성별로 구별해서 뛰게 하는 것이 왜 안 될까"라며 이미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리란 것도 인지했다.
그러면서 "나의 출전이 누군가의 자리를 뺏는다면 깊이 고민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대를 밟겠다"고 당찬 출전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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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