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재판 시작…이경우 등 일당, 오늘 첫 준비기일

가상화폐 투자 실패하자 앙심…살해 사주
범행 후 코인 탈취 시도도…檢, 추가기소

지난 3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발생한 납치·살해 사건에 공모한 일당의 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와 이경우의 아내 허모씨, 또다른 공범 이모씨 등 7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이들은 가상화폐 투자 실패를 이유로 지난 3월 서울 강남에서 A씨를 납치·살해하고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7명 중 일부는 범행을 직접 실행했으며 나머지는 범행에 계획·협조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혼 관계인 유씨 부부는 2020년 10월 A씨 권유로 가상화폐 '퓨리에버코인(P코인)' 1억원 상당을 구매하고 투자자를 모집해 3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듬해 초 코인 가격이 폭락해 큰 손실을 입자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유씨 부부가 시세조종을 했다며 투자자들을 선동했고, 2021년 3월에는 강남의 한 호텔에 이들 부부를 감금하고 비트코인 4억원 상당을 빼앗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유씨 부부는 A씨와 갈등을 겪다 지난해 7~8월 이경우로부터 범행을 제안 받았고, 착수금 70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경우는 대학 동기인 황대한을, 황대한은 과거 운영했던 배달대행업체 직원 연지호를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결국 지난 3월29일 밤 강남구 역삼동 소재 A씨 주거지 부근에서 A씨를 납치해 살해하고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암매장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에 사용된 마취제는 허씨가 지난해 12월 및 올해 3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1병씩 몰래 빼내 남편 이경우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범 20대 남성 이씨는 이 과정에서 A씨를 미행하고 감시하다 지난 3월 범행에서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강도예비죄로 구속기소됐다. 피해자에게 사용한 마취제를 제공한 허씨는 강도방조, 절도,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사건 직후 이경우는 황대한·연지호에게서 A씨 휴대전화 등을 넘겨 받아 경기 용인의 한 호텔에서 유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A씨 계정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 접속하려다 실패하자 휴대전화를 부산 앞바다에 유람선을 타고 나가서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들이 가상화폐를 탈취하려 했다고 보고 정보통신망침해죄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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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