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영상테마파크 고구려궁 남기고 철거
전남도, 440억원 투입 '남도의병박물관 건립'
인기드라마 '주몽' 촬영지로 주목 받았지만 만성 적자인 나주영상테마파크가 부분 철거되고 남도의병의 충혼을 기리는 '남도의병역사박물관'으로 탈바꿈한다.
나주영상테마파크는 건축 미학적으로 뛰어난 영산강변 절벽위에 우뚝 솟은 고구려궁만 남긴 채 이르면 6월부터 단계별로 철거될 예정이다.
13일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시가 지난 2008년 지역 관광활성화를 위해 13만1000여㎡의 부지에 80억원을 들여 100여채의 궁궐과 민가 등을 조성했다.
그간 인기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이용돼 왔지만 드라마 방영시기 등에만 반짝 인기를 끄는 데 그친 채 매년 관람객 급감으로 관리 운영에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예초 80억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16년 간 투입된 관리·운영예산을 더하면 130여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민선 5기부터 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으며, 최근까지도 뾰족한 활성화 방안을 찾지 못해 매년 수억원의 예산 낭비로 이어져왔다는 점이다.
간간히 드라마와 영화촬영 제안이 들어왔지만 모두 나주시에 무료협찬을 요구하는 수준이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처럼 침체의 늪에 빠진 테마파크가 부분 철거를 통해 '남도의병역사박물관'으로 조성되게 됐다.
일각에선 막대한 혈세를 들여 조성한 드라마세트장을 철거하는 데 대해 반대하는 여론도 있지만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관리·운영 적자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선 부분철거를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주시의 입장이다.
부분 철거 예정인 영상테마파크는 전체 부지 5만792㎡에 건축물은 5616㎡(95동) 규모다.
1차 철거 대상은 해자성, 졸본부여궁, 저작거리, 중간성, 귀존촌, 중간성, 연못궁 등이다.
나주시가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협의 과정에서 존치키로 답을 받은 고구령궁 면적은 1만3066㎡로 전체부지의 약 26%를 차지한다.
나주시는 존치되는 고구려궁의 사후 경제성 높은 활용방안과 남도의병역사박물관과 연계한 관광자원화를 위해 관련 용역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주시 관계자는 "나주영상테마파크 부지는 지난 2020년 상반기 전남도가 주관한 박물관 조성 사업 대상지 공모에서 8개 시·군 중 1순위로 선정됐을 만큼 최적의 입지로 인정받은 만큼 기존 테마파크를 넘어서는 관광거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남도와 나주시가 남도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의병 정신 계승을 위해 추진 중인 '남도의병역사박물관'은 나주시 공산면 신곡리 일원 부지 36만3686㎡(110만평), 연면적 6884㎡ 규모로 건립된다.
완공 시기는 2025년 말이다.
전시·체험·교육 공간 등으로 꾸려지고 구체적인 설계 내용은 전남도가 추후 공개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박물관 도로 접근성을 확대하고 주변 숲, 산책길과 영산강변 휴식 공간 조성을 통해 명품체험 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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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취재본부장 / 조성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