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에 잇단 반발…"시대적 과제 부정"

학부모단체 연대, 폐지안 철회 촉구 기자회견
"미래세대 생존보다 근시안적 당리당략 앞세워"
폐지 제안 최유희 의원 "기금운용 적절성 문제"

서울 학생들에게 생태전환교육을 지원하는 데 근거가 되는 조례를 서울시의회가 없애겠다고 하자 교육계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를 비롯한 6개 '서울 학부모단체 연대'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전환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생태전환교육 조례는 서울시교육청이 생태전환교육 시행에 필요한 계획 수립, 기금 설치 등 규정을 담고 있다. 농촌유학, 도시·농촌 생태체험교육 교류 등 사업이 이 조례에 근거를 두고 시행 중이다.

그러나 최유희 국민의힘 시의원은 지난달 30일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안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53명이 동의자로 나서 힘을 보탰다.

이날 학부모단체 연대는 "기후위기에 대응해 지구·자연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일은 더 이상 특정 정치영역의 의제가 아니다"라며 "모든 정책 시행에 앞서 수반되고 고려돼야 할 상식을 비껴간 시의회의 돌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범이 돼야 할 시의회가 터무니없는 편 가르기에 생태전환교육을 도구 삼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생태전환교육에 대한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모두 수포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요청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기후위기비상행동이 성명을 내고 생태전환교육 조례 폐지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비상행동은 "시급하고 엄중한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변화와 환경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례를 없앤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미래세대 생존의 문제보다 근시안적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폐지를 주장하는 쪽은 기금 운용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폐지안을 제안한 최 의원은 그 이유로 "조례에 따라 설치된 기금이 목적과 달리 '농촌유학' 단일사업에만 사용되고 있어 기금운용 적절성이 문제되며, 유사·중복 위원회의 운영으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이어 "조례의 폐지를 통해 생태전환교육기금을 교육비특별회계에 통합 운영해 재정 운용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높이고, 유사·중복 위원회를 정비해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폐지안은 다음달 5일까지 진행될 시의회 제319회 정례회에서 논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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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