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재판 불출석' 권경애, 정직 1년…피해자는 오열

변협 징계위 '성실의무 위반' 사유로 징계 처분
유족 측 처분에 분개 "딸과 저를 두번 죽인 것"

자신이 맡은 학교폭력 피해 사건에 수차례 불출석해 재판에서 패소한 권경애(58·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정직 1년의 징계를 내렸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19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징계위원회 심의 끝에 권 변호사에 대해 정직 1년 처분을 결정했다.

변협 측이 밝힌 징계 사유는 변호사법상 성실의무 위반이다. 변협 측은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사안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국 흑서' 공동 저자로 잘 알려진 권 변호사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하지만 재판에 3회 출석하지 않아 이 사건은 원고 패소로 판결이 났고,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민사소송법상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해도 변론을 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1심은 가해 학생 중 1명에게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이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리인인 권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며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이날 징계위 심의에 앞서 피해학생 모친인 이기철씨는 서울 서초구 변협회관을 찾아 권 변호사에 대한 중징계를 촉구했다.

이씨는 최근 일부 보도를 통해 변협 조사위원회가 정직 6개월 이상의 징계를 건의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정직 6개월이라니 이 땅에 억울한 사람은 어떻게 유죄를 받느냐"며 권 변호사의 영구제명을 촉구했다.

징계위 심의가 끝날 때까지 회관에서 자리를 지킨 이씨는 징계 처분이 결정되자 숨진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통곡했다.

그는 "잘못을 인정한다면 왔어야 하는데 권경애는 오지도 않았다"며 "변호사 자질도, 자격도 없고 직무도 제대로 한 적 없는 사람이 이 땅에서 왜 변호사를 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천인공노할 짓을 하고도 권경애가 왜 변호사를 계속 해야하느냐"며 "권경애와 마찬가지로 변협과 징계위원들이 우리 ㅇㅇ이(딸의 이름)를 두번 죽이고 저를 죽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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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