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역~남산 정상 잇는 곤돌라 생긴다…2025년 도입

이동약자·관광객 이용 접근성 향상 기대
운영 수익은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
서울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공개

2025년에는 명동역에서 곤돌라를 타고 남산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접근 편의성 향상과 함께 생태환경 회복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도 계속된다.

시는 생태환경 보전과 쾌적한 시민 여가공간 조성을 위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남산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무질서한 개발로 생긴 건축물 여파 속 경관이 잠식된 바 있다. 시는 남산의 생태환경 및 자연경관을 회복하고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지난 30년간 남산 제모습 찾기(1991~1998), 남산 르네상스(2009년 발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덕분에 남산은 관찰식물종 185종, 보호가치가 있는 야생동물 24종, 관찰곤충류 170종 등 다양한 동식물종의 서식차로 변모했다. N서울타워, 전망대, 야외식물원 등 시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 및 시설도 늘어나면서 지난 7년간(2016~2022) 연간 약 800만명의 시민들이 남산을 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식생 변화와 함께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 해충과 같은 유해 생물이 발생하는 등 위협요인이 감지되고 있다. 관광버스 진입제한 시행(2021년 8월) 이후 적절한 대체 이동 수단의 부재로 이동약자 및 관광객 등 시민들의 불편도 증가하고 있어 남산에 대한 새로운 관리방안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번에 시가 마련한 프로젝트의 핵심은 '보존'과 '이용'이라는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해소하고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남산의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는 데 있다.

프로젝트는 ▲생태환경 회복 ▲여가공간 조성 ▲남산의 공공성 강화 등 3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누구나 더 가깝고, 편하게 남산을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상도 담겼다.

대표적인 예가 곤돌라다.

시는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협의회)'와 함께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남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친환경 이동수단인 곤돌라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9월 착공을 목표로 한다. 운영 예정 시기는 2025년 11월이다.

곤돌라는 시간당 최대 2000명을 수송할 수 있고, 운행 시 분진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적화된 대체 교통수단이라는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명동역에서 가깝고, 39면의 대형버스주차장과 환승센터 및 승객대기 장소가 확보된 '남산예장공원'을 곤돌라 하부승강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경우 정상까지 거리는 800m 정도다. 소요 예산 약 400억원은 시비로 마련한다. 민간 투자는 지금으로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

남산 정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만큼, 명동과 남산 주변 도심부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어린이·노약자·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명동역에서 남산예장공원 곤돌라 하부승강장까지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300만명이 이용하던 경유버스가 남산에서 사라지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이 줄어들었다. 친환경 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 대기가 발생한다"며 곤돌라 운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어 "친한경 곤돌라는 무경사, 무장애 동선으로 계획하고 있다. 257만명 교통 약자들의 접근이 용이할 것"이라며 "사업성도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탰다.

시는 곤돌라 도입을 두고 기존 케이블사 업체와 사전 협의를 갖진 않았지만,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여 본부장은 "올해 초 공원 심의 때 케이블카 측에서 곤돌라를 만들더라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면서 수익 분산에 대해서는 "곤돌라로 (남산이) 각광을 받으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시는 지속가능한 남산 관련 조례를 신설해 공공재원 마련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진다. 신설 조례에서는 곤돌라의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 기금을 운용하는 내용을 규정할 계획이다. 곤돌라 운영수익을 통해 지속적으로 남산의 생태환경을 관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앞서 시는 2008년과 2016년 두 차례 남산 곤돌라 사업을 시도했지만 환경단체 반대와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등에 발목을 잡혔다.

시는 향후 곤돌라 세부 추진 과정에서 환경단체 등과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다. 이미 협의회는 세 차례 사전 만남을 통해 곤돌라를 포함한 남산 프로젝트 관련 의견을 주고 받았다.

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는 "환경 단체 불만은 당연히 있었다. 민감한 반응은 당연한 일"이라며 "계속 그대로 두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존 계획이나 복원, 보존을 전제로 한 이용을 먼저 정리하고 함께 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사전 협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앞으로도 남산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들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도 "곤돌라도 당연히 협의의 대상이다. 하부 승강장은 정해졌지만 상부는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것"이라며 "의견을 주시면 우리가 충분히 담아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도 시는 남산의 생태경관과 생물서식환경 보호를 위해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과 남사면 소나무림에 지정된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확대하고, 친환경 방제를 통한 예방 및 관리활동 실시할 방침이다. 또한 인공구조물을 복원해 물순환 자연성을 회복하고, 인간의 무분별한 야외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를 관리해 식생훼손을 최소화 한다.

현재 남산 전체 면적의 약 13%에 해당하는 40만4000㎡가 불투수 토양포장비율 70% 이상으로 실제 빗물 투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불필요한 불투수 토양포장을 식생환경으로 복원하거나 투수성 친환경 포장으로 개선한다.

생태환경 회복사업과 연계해 시민들이 남산의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경관 탐방로 및 생태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남산 둘레길(7294m), 한양도성길(3892m), 성곽길(2285m) 등을 정비해 남산의 생태계를 체험·관찰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자연을 그대로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도심 속 여가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남산의 자연 경관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는 남산도서관~남산야외식물관에 조성하고 남산의 숲자원과 연계해 전국 지역별 대표정원을 한자리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야외숲 박물관도 만든다.

시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협의회와 함께 2024년 상반기까지 남산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고, 실행방안까지 함께 마련한다. 지난 12일 발족한 협의회에는 한 교수를 필두로 대표성을 갖춘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여 본부장은 "남산을 생명력 있고 수준 높은 생태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시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이라며 "서울시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사랑하고, 가깝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남산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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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