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대개조 추진…규제 완화해 녹지공간 최대 확보"

도쿄 마루노우치 등 도심재개발 시찰
도시계획국→도시공간국 변경 추진

일본 도쿄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녹지와 어우러진 도심을 만드는 '서울대개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5일 도쿄역 인근 마루노우치 지역을 방문해 "서울에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해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프로젝트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루노우치는 2000년부터 도쿄 도심을 살리기 위해 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민관 협력하에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민간개발 활성화를 위해 부지 간 용적률 이전 및 용도 교환, 높이제한 완화 등 다양한 도시계획제도를 도입했다.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용적률이 1300%로 늘어났고, 일부 건물은 1700% 이상의 용적률을 적용받게 됐다. 미쓰비시는 2002년 마루노우치 빌딩을 재개발한 데 이어 도쿄도와 함께 주변 지역에 대한 대규모 개조작업에 나섰다.

도쿄역에서 마루노우치로 이어지는 거리는 특정 시간 차량 통행을 차단해 휴식과 문화가 공존하는 사람 중심의 거리를 조성한 대표적인 사례다.

오 시장은 송준환 야마구치대 건축학과 부교수와 함께 마루노우치 파크 빌딩에서 조성한 녹지공간을 유심히 살펴봤다. 도심 내 실질적 휴게공간으로 기능하는 이곳은, 건축물 외부에서 시민들이 잠시 머무르며 담소를 나눌 수 있게 조성됐다.

그는 "강남에는 이런 공간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실패한 도시계획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테헤란로처럼 문을 열고 들어가서 돈을 내고 커피를 마시는 공간은 공개공지가 아니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지나가다가 쉬는 곳이 진정한 공개공지다"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대지 내 건축물 면적(건폐율)을 줄여 저층부를 녹지와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서울대개조론'이라고 명명했다. 또 '공간' 조성을 강조하기 위해 도시계획국을 도시공간국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출장의 가장 큰 목적으로 녹지공간 조성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도심 속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새소리를 듣는 공간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예산을 최소화하고 시민들이 걷다가 머무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지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대표적으로 종로구 세운상가를 꼽았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해 4월 세운상가를 직접 찾아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세운지구를 포함해서 인도가 이어져 있고,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보행통로가 있는 공간이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공간은 모두 이런 개념을 적용할 수 있게 보편적 원칙이 자리 잡도록 시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녹지와 주거, 오피스 공간이 다 한 곳에 어우러질 수 있게 개편하는 것이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 콘셉트"라며 "그런데 금상첨화를 돈을 들이지 않고 하기 위해 2년 전부터 비욘드조닝(용도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복합 용도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예산을 최소화하면서 시민들을 위한 녹지 공간을 최대한 만들어내는 게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높이 제한을 풀고, 용적률 인센티브를 사용해서 토지 소유주로부터 최대한 땅을 받아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생태녹지공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는 도쿄역에서 황거로 이어지는 공간을 비우고 보행광장으로 조성하는 대신 양옆을 고밀화시키면서 역 일대가 활성화됐다. 오 시장은 "서울의 종묘와 퇴계로를 잇는 세운지구가 녹지화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공간으로 거듭난다"며 "그것이 창경궁부터 종묘까지 역사 유적을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오 시장은 고밀복합개발 현장인 토라노몬힐스와 아자부다이 일대와 미드타운 지구도 둘러봤다.

토라노몬 지역은 모리빌딩 주식회사 주도로 4개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단계별로 추진되는 곳으로 업무, 문화, 상업, 호텔 등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로 진화하고 있다.

도쿄도는 도로를 끼고 건축물 등을 통합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입체도로 제도를 통해 기존에 계획한 간선도로를 건물 지하로 지나가도록 만들었다. 도로 상부 공간에는 많은 사람이 찾을 수 있는 약 6000㎡의 광장을 조성했다.

민간개발 시 부지 내 공개공지와 녹지를 확충해 '일체적 도시만들기'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도로(공공)와 부지 내 공지(사유지)를 통합해 보행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도심 내 대규모 선형녹지 및 대규모 공개공지에 의한 녹지거점들이 조성되고 있다.

아자부다이힐스는 약 8만㎡의 부지에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공공공간 배치 후 건축물을 둬 기존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는 특징이 있다.

미드타운 지구는 2000년 방위청 본청 이전에 따라 도심에 남겨진 대규모 부지다. 민간기업에 매각해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미술관 등을 도입해 시민이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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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